오아시스의 고대하던 새 앨범 [Don't Believe The Truth] 발매!!!
각각 멤버가 60곡 이상 녹음한 곡에서 엄선하여 11곡을 수록하였다. 그 중 작년 Glastonbury 훼스티벌 에서 먼저 선보인 "The Meaning Of Soul"와 "A Bell Will Ring"도 포함되어 있다!
또 노엘갤러리는 잡지사 인터뷰에서 `앨범 전곡에 만족하고 있다` 라고 말하고 있어 이번의 앨범은 현재 까지 발매한 앨범 중 단연코 최고의 완성도를 가진 앨범이라고 말할 수 있다.
오아시스(Oasis)의 ‘영광스러운 부활’
‘Don't Believe The Truth’의 발매에 부쳐
혹자는 '한물 간 밴드'라고 폄하하고 혹자는 그들에게서 역사의 한 페이지로 멀어져 가는 브릿팝의 운명을 읽는다고 말했다. 첫 앨범을 발표한 후 '제2의 비틀즈'라는 상찬 속에서 정상에 올랐던 그들이 일부 평자들로부터 '별볼일 없는 밴드'라는 과장 섞인 오명을 듣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단 10년에 불과했다.
오아시스(Oasis). 브릿팝의 '영광'과 '상처', 혹은 '상처뿐인 영광'이 고스란히 들어 있는 한 밴드의 이름. '섹스 피스톨즈의 태도로 노래하는 비틀즈'라는 평가를 들었던 밴드는 이제 '사기꾼'(노엘 갤러거는 한 인터뷰에서 "우리는 절대 사기꾼들이 아니다"고 말한 바 있다)이라는 비아냥에 시달리고 있다. 물론 그들은 세간의 비난 따위에는 개의치 않는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브릿팝의 제왕'이 (심지어는) '록음악계의 떨거지' 취급을 받고 있는 사이 세련된 선율을 전면에 내세운 '포스트 오아시스' 밴드들이 오아시스를 대신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있는 상황은 한때 “비틀즈보다 더 위대해지고 싶다”고 건방을 떨어도 밉지 않았던 밴드에 대한 대접 치고는 무엇인가 어색하지 않은가.
지금 이곳에서 영미 팝·록 애호가들을 상대로 오아시스의 신보를 논한다는 것은, 그들이 더 이상 음악계의 ‘선두주자’나 ‘뜨거운 감자’가 아니라는 점에서 약간의 썰렁함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과 같다. 화이트 스트라이프스(The White Stripes)와 프란즈 퍼디난드(Franz Ferdinand), 스트록스(The Strokes) 등을 앞세운 뉴 록 레볼루션(The New Rock Revolution)이 음악계를 접수한 상황에서 오아시스라는 이름은 더 이상 ‘쿨’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아시스의 여섯 번째 앨범 'Don't Believe The Truth'에 데뷔 앨범인 ‘Definitely Maybe’와 두 번째
앨범인 ‘(What'S The Story) Morning Glory’를 상업적으로나 비평적으로 뛰어넘을 작품이라는 찬사를 보낸다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도 그 이유 중 하나다. 말이야 바른말이지 평론가들의 만장일치 찬사 속에서 미국에서만 500만장이 넘는 판매고를 기록한 것은 물론 영국의 거지들까지 히트곡들을 따라 불렀다는 2집의 영화를 다시 재연한다는 게 가능하기나 한 일인가.
그러나 감자칩 가게를 차리거나 도살장에서 일하기 싫어서였는지(농담이었겠지만 노엘은 음악으로 뭔가 가치 있는 걸 내놓을 수 없게 된다면 당장 때려치우고 감자칩 가게를 개업하거나 도살장에 취직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들은 다시 한 번 ‘오아시스 태풍’을 몰고 오기에 충분한 작품을 내놓았다. 누구의 말마따나 이것은 ‘영광스러운 부활’이다. 첫 번째 곡인 ‘Turn Up the Sun’은 외지의 평가에 의하면 스트록스와 프란즈 퍼디난드를 섞어놓은 것 같은 곡이다. 록큰롤의 경쾌함에 뛰어난 멜로디를 적절하게 조화시켰다는 점에서 이같은 평가는 온당하다. 더 이상 알맞을 수 없을 것 같은 인상적인도입부와 함께 1분30초 가깝게 진행되는 후반부의 서정적인 연주에 주목할 것. 이어지는 곡인 ‘Mucky Fingers'는 명백하게 벨벳 언더그라운드(The Velvet Underground)의 영향을 받은 활기찬 로큰롤 넘버다(물론 이 한 곡을 두고 오아시
스더러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재래'라는 어처구니없는 평가를 내리는 얼간이는 없을 것이다). 이들은 이 곡을 녹음하기 위해 온라인 경매 사이트인 E-bay에서 낡은 오르간을 구입했다고 한다. 세 번째 곡인 ‘Lyla’는 새 앨범의 싱글로 커트돼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킨 곡답게 대단한 흡입력을 자랑한다. 흥겹고 귀에 쏙 들어오는 멜로디라인이 나무랄 데 없는 명곡이다. 다음 곡 ‘Love Like a Bomb’에서는 리엄 갤러거라는 보컬의 능력을 확인할 수 있다. 친숙한 어쿠스틱 기타와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이 매력적이다. ‘The Importance of Being Idle’은 노엘 갤러거가 노래한 전형적인 오아시스 스타일의 곡이다. 2집에서 가장 많은 인기를 모았던 ‘Don't Look Back In Anger’를 리엄이 아닌 노엘이 불렀다는 점을 상기하라. 이 곡은 이번 앨범에서 많은 주목을 받을 가치가 있다. 여섯 번째 곡은 ‘글리스턴베리 2004’에서 공개돼 주목을 모은 ‘The Meaning Of Soul’이다. 펑크록 스타일이 가미된 소품으로 곡 길이가 지나치게 짧은 데 대한 아쉬움이 느껴지는 훌륭한 곡이다.
이어지는 ‘Guess God Thinks I'm Abel’은 리엄이 술집에서 신과 함께 만취한 경험담(?)을 담았다고 하는데 어쿠스틱 모던록 스타일로 평범하게 진행되던 곡이 장엄하게 끝을 맺는 상당히 특색 있는 곡이다.
여덟 번째 곡 ‘Part of the Queue’는 일상에 쫓기는 도시인의 삶을 담은 작품으로 이번 앨범의 대표곡으로 삼아도 괜찮을 만한 곡이다. 인상적인 도입부와 묘한 씁쓸함이 묻어나는 노엘의 보컬이 특징이다. 일렉트릭 기타와 비음 섞인 리엄의 코맹맹이 보컬이 조화를 이룬 ‘Keep the
Dream Alive’는 기타리스트 앤디 벨이 작곡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전형적인 오아시스식 로큰롤인 ‘A Bell Will Ring’을 지나면 이번 앨범에 실린 곡 중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을 만한 발라드 넘버 ‘Let There Be Love’에 다다른다. 어쿠스틱 기타와 피아노 연주가 깔리는 가운데 리엄과 노엘이 번갈아가며 노래를 부른다. 외지의 평가에 따르면 일부 오아시스 마니아들은 서정성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는 이 곡을 그들의 최고 작품으로 꼽기도 하는 모양이다. 오아시스식 발라드를 기다려왔던 팬들의 구미를 단숨에 만족시킬 만한 곡이다.
오아시스의 여섯 번째 앨범 'Don't Believe The Truth'의 특징은 단순성에 있다.
따라서 듣는 이에 따라서는 이들이 어깨에서 힘을 빼기 시작했다는 평가도 가능 할 것 같다(에너지가 지나치게 과도해 평론가들에게 시비꺼리를 제공한 3집 앨범을 떠올려보라). 전체적으로 5집 ‘Heathen Chemistry’와 마찬가지로 데뷔 앨범에서 보여준 로큰롤의 경쾌한 에너지를 확인할 수 있다. 곡 길이가 짧다는 점도 한 특징이다. 물론 마지막 곡인 ‘Let There Be Love’는 5분30초에 가깝지만 이 곡의 길이 역시 모던록의 관점에서 봐도 부담스럽지 않다. 심지어 ‘Meaning Of Soul’의 길이는 1분43초에 불과하다(이는 5집 ‘Heathen Chemistry’에 실린 ‘
A Quick Peep’(1분17초)에 이어 가장 짧은 길이다). 데뷔 앨범에서 가장 최근에 내놓은 앨범인 ‘Heathen Chemistry’(2002)에 이르기까지 6분을 넘는 곡들이 한두 곡씩 포함돼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특기할 만한 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이번 앨범의 가장 큰 특징은 이들이 초심으로 되돌아왔다는 데 있다. ‘태양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태도로 선배들의 음악을 참고(?)하는 데 일가견을 보여준 바 있는 그들답게 이번 앨범에서도 ‘Mucky Fingers'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준 벨벳 언더그라운드를 비롯해서 비틀즈(The Beatles), 롤링 스톤즈(The Rolling Stones), 섹스 피스톨스(Sex Pistols) 등 위대했던 선배들의 영향력을 (당연히) 감지할 수 있다. 그러나 오아시스는 전혀새롭지 않은 것들을 모아 새로운 것을 보여주는 영민한 밴드다. 귀 밝은 대중음악 애호가라도 기청감(旣聽感) 때문에 더는 못 듣겠다는 불만을 표시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마니아의 입장에서 볼 때 이들은 초창기의 에너지를 그대로 유지한 채 지난 10년 동안 맡아왔던 익숙한 감성을 전하는 것은 물론 그동안 발표한 노래와는 차별화된 작품을 발표하는 데도 성공한 것처럼 보인다.
그들 스스로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간에 오아시스는 브릿팝의 '명예'와 '상처', 혹은 '상처뿐인 명예'를 고스란히 경험한 밴드다. ‘중견’이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은 오아시스에게 이번 앨범은 브릿팝의 영화를 마음 속에서 되찾으려는 ‘오아시스 마니아’나 그 자체로 브릿팝의 역사인 한 밴드를 헤집어보려는 평론가들의 구미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몇 안 되는 앨범이다. 하늘을 찌를 것 같은 기고만장한 기행이 더 이상 새로운 소식이 아니고 수십 년은 계속될 것만 같았던 브릿팝의 열기도 한풀 꺾인 지금이야말로 오히려 오아시스의 음악을 제대로 들을 때가 아닌가 싶다. ‘Don't Believe The Truth’는 오아시스의 음악을 다시 생각하는 계기를 만드는 데 전혀 부족함이 없는 앨범이다.
1. Turn Up The Sun
2. Mucky Fingers
3. Lyla
4. Love Like A Bomb
5. Importance Of Being Idle
6. Meaning Of Soul
7. Guess God Thinks I'm Abel
8. Part Of The Queue
9. Keep The Dream Alive
10. Bell Will Ring
11. Let There Be 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