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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디 로즈는 '83년 3월 비행기 사고로 죽은 오지 오스본 밴드의 천재 기타리스트였다. '80년대 초 그는 에디 밴 헤일런과 함께 가장 각광받는 기타리스트였다. 콰이어트 라이어트 출신으,로 오디션을 통해 전격적으로 발탁된 그는 블랙 사바스를 탈퇴한 오지 오스본의 홀로 서기에 절대적으로 공헌했다. 그가 남긴 앨범은 그다지 많지 않다. 콰이어트 라이어트 시절의 라이브 앨범과 오지 오스본과의 정규 앨범 두 장, 그리고 후에 오지에 의해 기획되어 랜디 로즈 생전의 실황들을 모든 트리뷰트 라이브 앨범 정도에서 그의 인상적인 프레이즈를 감상할 수 있을 뿐이다. 그가 죽었다는 소식은 그를 사랑하고, 그를 추종하는 수많은 팬들에게는 엄청난 충격이었다. 그런 그의 트리뷰트 앨범이 이제야 나온 것은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다. 게다가 미국 본국이 아니라 일본에서 나온 것은 왠지 그에 대한 본국의 홀대(?)가 아닌가 싶다. 하지만 그에 대한 일본 팬들의 사랑은 정말 각별한 것이었고, 또한 STAIRWAY TO HEAVEN이란 제작비가 상당히 들어간 레드 제플린의 트리뷰트 앨범을 기획하고 발표한 것도 일본이기 때문에 일단 그 퀄리티는 의심하지 않아도 좋다. 이번 랜디 로즈의 트리뷰트 앨범은 나름대로 명분이 확실한 라인업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앨범은 곡의 기본 골격을 정해진 멤버들이 맡고, 보컬과 기타만 다양한 실력파들을 섭외 하여 만들어졌다. 즉, 자이언트(Giant) 출신의 마이크 브리나델로(Mike Brignardello)가 베이스를 맡고, 댐 양키스(Damn Yankees)의 마이클 카텔론(Michael Cartellone)이 드럼을 맡았으며, 브라이언 세쳐 밴드(Brian Setzer Band)의 밥 파(Bob Parr)가 키보드를 맡았다.
수록곡들을 살펴보면, I don't know는 독일출신의 메탈 밴드 억셉트(Accept)의 기타리스트였던 울프 호프만(Wolf Hoffmann)이 기타를 연주해 주고 있고, 보컬은 스키드 로우(Skid Row)의 세바스찬 바흐(Sebastian Bach)가 비교적 오지 오스본에 가깝게 불러주고 있다. Crazy train은 앨리스 쿠퍼의 앨범 등에서 그 이름을 발견할 수 있는 케인 로버츠(Kane Roberts)가 리듬 기타를 연주해 주었고, 랜디 로즈의 후임으로 들어와 숙명적으로 그와 비교를 당해야 했던 테크니션 제이크 E. 리(Jake E. Lee)가 솔로를 자기 스타일로 연주했으며, 세바스찬 바흐가 전 곡에 이어서 보컬을 맡았다. 아름다운 발라드 Goodbye to romance는 역시 케인 로버츠가 리듬 기타를 맡아주었고, 기타 솔로는 키스(Kiss)의 에이스 프렐리(Ace Frehley)가 아끼는 후배의 곡에 참여해 원 곡에 충실하게 연주해 주고 있으며, 보컬은 임펠라테리(Impelliteri)의 롭 락(Rob Rock)이 불러주고 있다. 명곡 Mr. Crowly에서는 케인 로버츠의 리듬 기타 위에 도켄(Dokken)의 조지 린치(Gearge Lynch)가 솔로를 연주해 주고 있으며 보컬은 레인보우(Rainbow)의 조 린 터너(Joe Lynn Turner)가 맡아 불러주고 있다. 이 앨범에서 조지 린치가 각별한 이유는 랜디 로즈 사후에 있었던 오지 오스본의 기타리스트 오디션에 참여했다가 제이크 E. 리에게 고배를 마신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Revelation에서는 리듬 기타를 제이크 E. 리가 맡고 있으며, 솔로 기타는 일본 밴드 바우 와우(Bow Wow)의 쿄지 야마모토(Kyoji Yamamoto)가 맡았으며, 보컬은 슬로터(Slaughter)의 마크 슬로터(Mark Slaugter)가 그 특유의 거친 목소리로 불러준다. Over the mountain은 조 린 터너의 보컬에 현재 메가데스(Magadeth)에 있는 알 피프렐리(Al Pitrelli)가 리듬과 후반부 솔로를 연주해 주고 있으며, 메인 솔로는 임펠리테리의 크리스 임펠리테리(Chris Impelliteri)가 화려한 테크닉으로 들려준다. Flying high again에서는 마크 슬로터, 조지 린치,케인 로버츠의 라인업으로 녹음되었고, Believer에서는 케인 로버츠, 세바스찬 바흐, 그리고 기타 솔로는 판테라(Pantera)의 다임백 대럴(Dimebag Darrel)이 맡았으며, S.A.T.O.에서는 헬리온(Hellion)의 THE BLACK BOOK 앨범에 참여했던 쳇 톰슨(Chet Thompson)이 솔로를 맡았고, 리듬과 아우트로 솔로를 알 피트렐리가, 보컬은 롭 락이 맡았으며 마지막 곡인 Diary of a madman에서는 울프 호프만과 조 린 터너의 라인업으로 녹음되었다.
이 앨범은 역시 일본에서 기획되었던 레드 제플린 트리뷰트 앨범 STAIRWAY TO HEAVEN과 비슷한 형태의 라인업과 그에 따른 완성도를 가지고 있다. 서로 다른 밴드에서 활동하던 아티스트들이 만나 하나의 팀을 이뤄 다양한 색깔을 내고 있으며, 또한 그러한 방법을 통해 적은 인원으로 최대효과(?)를 보고 있기도 하다. 참여한 기타리스트들이 모두 일가를 이룬 사람들이기에 플레이에 대해 이러쿵저러쿵하는 것은 당연히 사족일 것이다. 그들로 인해 랜디 로즈에 대한 그리움이 한층 진하게 다가온다. 또한 이 앨범에서는 그와 함께 오지 오스본의 존재감이 새삼 부각되고 있다. 그것은 흉내내기 힘든 오지 특유의 보컬 톤 때문이다.
[글 : 2000년 09월 안재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