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락한 메탈의 성지 인천에서 난 데 없이 등장한 하드 록 밴드. 록과 그대!
최근 인디 씬이 심상치 않다. 세계적인 트랜드에 발 맞추면서도, 각기 자신의 스타일을 구축한 밴드들이 쏟아져 나와 어느 때 보다 세련 된 음악들이 풍성하다. 그러나 이런 상황 속에서 보란 듯이 하드록을 고집하는 밴드가 나타났다. 이 호쾌한 시대착오를 여러분에게 소개한다.
철모르고 피어 난 락큰롤 몬스터, ROCK N' HONEY!!!
기억을 더듬어 보면, ROCK&HONEY가 등장한 인천은 90년대 하드록 음악의 성지였다. '심지 음악감상실', '대명 라이브 하우스', '클럽 록캠프' 등에서는 수 많은 밴드들이 자웅을 가리며, 관교동 일대의 합주실 에서 매일 들려오던 전기기타 소리는 한국의 하드로크 음악을 선도했다. 그러나 근 10여 년간 새로운 음악들이 끊임없이 탄생하면서 사람들의 기호도, 록의 성지도 홍대로 바뀌어갔다. 매연으로 가득 찬 한국의 '디트로이트 메탈씨티', 인천에 대한 기억은 어느새 인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갔다. 그러나 이 쇄락한 음악의 땅에 철모르고 피어난 락큰롤 몬스터 들이 있었으니, 바로 "록과 그대" (ROCK N' HONEY).
ROCK N' HONEY 첫 앨범
요즘은 과거의 장르들이 최근의 장르들과 크로스오버 되어, '네오 개러지', '디스코 락', '뉴스쿨 하드코어' 등 근사한 이름으로 되살아나고 있다. 그러나 ROCK N' HONEY 의 음악은 초기 하드록의 방법론을 옹골지게 고수한다. 다시 말해, 이들의 음악은 최신 음악과 결합하여 '되살아난' 것이 아니다. '안 죽고 버텨온'것이다. 그래서 앨범제목도 'DIE HARD'다
이들은 이번 앨범에서 녹음, 믹싱, 마스터링을 모두 홈 레코딩으로 해결했다. 뇌의 전원을 끄고 쓴 것 같은 1차원적인 가사, 시골 교회 성가대풍의 키보드 톤, 기세 좋게 질러대는 보컬, 불시에 들이대는 기타 애드리브 등이 만들어 내는 감성이 듣는 이 에게 직선으로 달려든다.
Highway to ROCK'N HONEY
전설적인 하드락 밴드 AC/DC의 '앵거스영' 코스프레를 고집하는 이들의 진가는 공연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된다. 기타와 베이스까지 깁슨 SG모델로 무장한 ROCK N' HONEY의 공연은 우리가 로크 음악을 처음 듣기 시작한 바로 그 시절로 안내한다. 사실, 그들의 이런 모습은 언젠가 골방에서 에어기타를 치던 당신의 모습, 잭블랙의 영화 <스쿨 오브 락>을 보며 순간 뭉클하던 우리의 모습과 겹치지 않던가. 록음악을 처음 좋아하던 그 시절, 그 설레이던 순간들을 유쾌하게 간직해 준 그들의 투박한 열정에 함께 헤드뱅잉 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