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직한 보르도의 레드와인을 마실 때에는 베토벤의 교향곡을, 부르고뉴의 그랑크뤼 레드와인을 마실 때에는 모차르트의 피아노곡을, 이태리 피에몬테의 바롤로 와인을 마실 때에는 베르디의 오페라를, 뉴질랜드의 상큼한 소비뇽 블랑으로 마실 때에는 바로크 음악을, 나파 밸리의 진득한 까베르네 소비뇽 와인을 마실 때에는 브람스나 슈베르트의 음악을 함께 들어보면 어떨까?
[음악이 있는 와인 이야기]
칠레 최고의 와인으로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은 알마비바(Almaviva)는 칠레의 전통 있는 와인생산자인 비냐 콘차이토로 (Vina Concha y Toro)와 프랑스 보르도 와인의 일등급 그랑 크뤼 와인생산자인 샤토 무통 로칠드(Chateau Mouton Rothschild)가 만나 만들어낸 최고의 와인이다. 1997년 두 회사는 50대 50으르 투자해 비냐 알마비바를 설립하고 와인을 만들기에 최상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칠레에서 프랑스의 뛰어난 와인 양조기술을 이용해 보르도 스타일을 와인을 만들어낸다. 최고의 조건 아래 만들어진 와인답게 알마비바는 탄탄한 구조와 세련된 복합미를 가진 와인으로 유명한데, 와인평론가인 로버트 파커는 알마비바를 처음 마시고 난 뒤 “보르도에서 마신 가장 뛰어난 와인 가운데 하나인 줄 알았는데 칠레 와인이어서 놀랐다”고 시음 후기를 남겨 화제가 되기도 했다.
와인의 이름이 된 알마비바는 프랑스의 극작가 보마르셰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의 이름이다. 이렇게 말하면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도 로시니의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와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에 나오는 인물이라고 설명하면 더 쉽게 이해할 것이다.
두 오페라의 주인공인 피가로와 함께 이야기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인물이 바로 알마비바 백작으로 모차르트의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에서는 피가로보다 더 비중 있게 다루어지는 인물이 바로 알마비바 백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