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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사라지는 시대와 ‘단독전쟁’을 벌이는 몽상가 이승환의 절대 사운드!
- 대중음악계에서는 불가능에 가까운 물량 투입으로 사운드를 무장한 블록버스터 앨범 <dreamizer>
- 대중의 가슴을 찔러 들어오는 흡인력 있는 멜로디의 타이틀 곡 <반의 반>
음악은 죽었다. 물론, 지금 음악은 어디서든 들린다. 벨소리에도, 싸이월드 미니홈피에도, mp3 플레이어에도 있다. 월 5천원만 내면 수없이 많은 곡들을 들을 수 있다. 시대의 트렌드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듣고 싶은 음악 한 곡을 듣기 위해 밤새 라디오를 켜놓고 카세트의 녹음 버튼을 누를 준비를 하던 그 때를 생각하면, 어디서나 쉽고 편하게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이 시대는 분명히 축복이다. 하지만 음악이 어디에나 있는 이 시대에 뮤지션이 죽어가는 건 무슨 이유일까. 1990년대에 이름을 떨치던 그 많던 뮤지션들 중 상당수는 더 이상 신작을 발표하지 않는다. 자신이 곡을 쓰고 노래 부르던 ‘싱어 송 라이터’는 대부분 인디로 내려가 음악을 한다. 그리고, 뮤지션들은 더 이상 ‘정규 앨범’을 내놓지 못한다. 음반이 팔리지 않는 시대, 한 번에 10여곡을 한 꺼번에 내놓으면 그 중 TV 음악프로에 나오는 한 두곡의 싱글만 주목받는 시대에 뮤지션이 자신의 모든 역량을 오롯이 담을 수 있는 앨범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음악이 완벽한 유행상품이나 듣는 사람을 꾸미는 악세사리같은 BGM이 된 시대에, 뮤지션의 음악적 이상과 야망이 담긴 한 장의 앨범을 낸다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그러나, 이승환이 있다. 지난 20년동안 불과 9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했던 그의 음악사는 한국에서 아티스트의 음악적 욕심이 어디까지 닿을 수 있는가를 보여준 과정이기도 하다. 그는 4집 <Human> 제작 당시 한국 최초로 미국에서 그래미 수상에 빛나는 프로듀서 데이빗 캠벨과 작업, 한국 대중음악의 사운드의 수준을 바꿔 놓았다. 또한 5집 <Cycle>은 한 개인의 인생을 총체적으로 담아낸 뮤지컬 같은 콘셉트 앨범이었고, <Human>의 사운드마저 넘어선 6집 <The War in life>와
팝부터 록, 일렉트로니카, 동양 음악까지 수많은 장르를 자신의 음악세계와 조화시킨 더블 앨범 <Egg>는 이승환이 아니면 시도할 수 없는 블록버스터였다. 20년 전 정장을 입고 풋풋하게 ‘텅 빈 마음’을 부르던 ‘어린 왕자’ 이승환은 이제 한국에서 가장 뛰어난 사운드를 들려주는 뮤지션이 됐다. 그것은 한국 대중음악의 찬란했던 황금기의 기록이기도 하다.
이승환의 열 번째 정규 앨범 <Dreamizer>는 한국 대중음악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그가 대중음악계를 향해 벌이는 마지막 전쟁이다. “지금같은 대중음악계의 상황에서 다음 앨범을 만들 수 있다는 보장이 어디에도 없다”고 생각한 이승환은 “후회 없는 앨범을 만들기 위해” 현재 대중음악계에서는 불가능에 가까운 물량을 투입, <Dreamizer>를 궁극의 사운드로 무장한 블록버스터 앨범을 만들었다. 이는 단지 타이틀 곡 ‘반의 반’ 등 다수의 곡에 화려한 오케스트라가 동원되고, 비틀즈에 대한 오마주인 ‘reason'을 녹음하기 위해 실제 비틀즈가 쓰던 것과 유사한 빈티지 악기가 사용됐기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중요한 건 참여한 사람들의 면면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록 밴드인 윤도현 밴드, 피아, 노브레인 등의 보컬리스트들이 한데 모여 ’롹스타 되기‘를 불렀다거나, 조규찬부터 보컬그룹 헤리티지, 인디밴드 노리플라이 등 한국의 실력파 뮤지션들이 한데 모였다는 사실은 차라리 소소한 이야기 거리다. 이승환이 그동안 함께 작업했던 해외 뮤지션들도 훌륭했지만, <Dreamizer>를 위해 참여한 스태프들의 면면은 미국에서도 문자 그대로 ’일등‘이다. 타이틀 곡 ’반의 반‘ 등의 믹싱을 담당한 엔지니어 움베르토 가티카(Humberto Gatica)는 마이클 잭슨의 전설의 앨범 <Thriller>와 <Bad>를 믹싱한 것을 비롯, 최근까지 안드레아 보첼리, 셀린 디온, 마이클 부블레, 조쉬 그로반 등 팝계 정상의 톱스타들의 음반을 모두 믹싱한 세계 최고의 엔지니어 중 한 명이다. 또한 강렬한 록 사운드로 가득찬 ’단독 전쟁‘ 등에 참여한 엔지니어 제프 로스차일드(Jeff Rothschild)는 켈리 클락슨, 본 조비 등 미국 메인스트림 록 뮤지션의 음반에 참여했다. 또한 <Dreamizer>의 여러 곡에서 폭발적인 연주를 선보인 기타리스트 필 엑스 (Phil X)는 도트리, 에이브릴 라빈 등의 앨범에 세션으로 참여해 명성을 떨쳤고, ’A/S‘에서 관악기 편곡을 맡은 제리 헤이는 전설적인 밴드 어스 윈드 앤 파이어의 음반에서 관악기 편곡을 맡았다. 이밖에도 <Dreamizer>에는 찾으면 찾을수록 대단한 뮤지션들의 이름이 앨범 크레딧을 가득 채운다. 핸드폰 벨소리로 음악을 들으며 누구도 사운드의 질에 신경 쓰지 않는 시대, 녹음에 돈을 투자한다는 말 자체가 생소하게 느껴지는 시대에, 이승환은 후배들이 두고두고 사운드의 교재로 삼을 만한 앨범을 남겼다.
그러나, <Dreamizer>의 가장 빛나는 부분은 소리의 질이 아니라 그 소리들이 빚어내는 감동의 크기에 있다. <Dreamizer>는 이승환의 20년 음악 인생이 집결 돼 있는 동시에, 지금 대중의 감성에 단순해 보일 만큼 편안하게 다가선다. 타이틀 곡 ‘반의 반’은 불과 4분이 되지 않는 러닝타임 동안 록 밴드의 사운드와 화려한 오케스트라, 거대한 코러스까지 수많은 소리들이 모여 있다. 하지만 ‘반의 반’에서 가장 먼저 들리는 것은 심플하게 곧바로 대중의 가슴을 찔러 들어오는 흡인력 있는 멜로디다. ‘구식 사랑’은 레게와 재즈를 오가는 자유로운 구성 속에서도 마치 제이슨 므라즈의 노래들이 연상될 만큼 기분 좋은 팝 멜로디를 놓치지 않고, ‘A/S’는 화려한 리듬 속에서 세련된 모던록 멜로디를 잃지 않는다. 대중이 접근하기 어려울 것 같은 록 사운드에는 ‘롹스타 되기’처럼 시종일관 경쾌하고 신나는 구성이 결합되거나, ‘단독 전쟁’처럼 최신 댄스곡에 뒤지지 않는 트렌디한 비트가 함께 한다. 지난 20년간 수많은 장르에서 수많은 사운드적 실험을 해온 이승환은 <Dreamizer>에 이르러 자신의 아티스트적인 욕심과 보다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는 음악을 원하는 대중의 요구를 완전히 조화시키는 단계에 이르렀다. 그 점에서 <Dreamizer>는 ‘웰메이드 블록버스터’ 앨범이라 할 수 있다. 사운드에 들인 정성과 치밀한 음악적 완성도는 ‘웰 메이드’지만, 그것의 결과물은 수많은 대중에게 다가설 수 있는 ‘블록버스터’에 가깝다. 특히 수많은 사운드가 거대한 스케일을 연출하면서 극적인 감동을 일으키는 앨범의 마지막 곡 ‘개미 전쟁’은 <Dreamizer>의 백미다.
그래서, <Dreamizer>는 이승환이 대중음악계에 던지는 최후의 일격일지도 모른다. 음악은 남아도 아티스트는 점점 사라지는 시대에, 그는 마치 홀로 적진에 들어간 군인처럼 자신의 음악적 자존심을 지킬 수 있는 앨범을 내놓았다. 이 무리한 전쟁은 아마도 그가 문자 그대로 Dreamizer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나는 젊어 보이려고 하는 게 아니라 그냥 젊게 산다”고 하는 그는 지금 이 순간까지 미래를 걱정하지 않는 열정 가득한 청년처럼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 그가 벌인 ‘단독전쟁’에 누가 함께 싸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 몽상가가 너무 정성을 들여 만든 이 ‘시대착오적’인 앨범은 지금 한국 대중음악계에 오랫동안 기억될 사건으로 남을 것이다. 아직은, 뮤지션들이 어디선가 세상과 전쟁을 벌이고 있다. 다시 한 장의 앨범을 온전하게 만들 수 있는 날들을 꿈꾸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