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로 날아올랐다가 추락하는 배의 움직이는 이야기, [動話]
2년만에 돌아온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김재훈의 프로젝트 앙상블, 티미르호가 2집에서는 클라리넷, 첼로의 양 날개를 달고 항해한다.
치밀한 곡 구성과 전개가 상상력을 자극하고, 3중주라는 소규모 앙상블의 한계를 깬 농밀한 음색의 악기들의 조합은 웅장함과 서정성을 만들어낸다.
1집과 마찬가지로 앙상블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라이브 방식으로 녹음되어 나윤선, 잉거마리 등의 작업을 맡았던 스웨덴 닐렌토 스튜디오의 Lars Nilsson이 마스터링을 맡아 섬세함을 더했다.
아무런 노랫말 없이 10곡이 넘는 곡을 만들며 하나의 앨범으로 묶어내는 것은 하나의 길고 힘든 여정이었다. 이를 위해서는 나침반이 필요했는데, 그 나침반은 2년 동안 떠오르는 선율을 묶어줄 끈 같은 이야기였다. 어린 시절부터 쓴 곡을 모았던 1집과 달리 이제는 유년의 기억을 이야기 할 수 없는 나는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젊은 이야기, 가슴 시리게 서정적인 이야기를 찾았다. 스페인의 이름 모를 산을 거닐기도 하고 몽골의 사막과 초원을 말과 낙타로 건너기도 했다. 지프로 끝없는 몽골의 초원을 지나서 도달한, 몽골 사람들에게는 ‘바다’ 라고 하는, 한없이 투명해 서글픈 감정마저 느끼게 하는 홉스굴 호수에서 나는 여태껏 느껴보지 못했던 평화로움을 느꼈다. 몽골의 달은 여행자들에게 가장 밝은 달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달빛과 호수에 반짝이는 달빛으로 찬란한 풍경 속에서 나는 날개를 달고, 물을 한번 차오르며 달로 여행을 가는 배의 동화, 움직이는 이야기를 구상했다. 계획대로, 피아노와 작곡을 하는 선장을 가운데 두고, 각 여행은 매번 선원이 바뀐다. 이번 여행의 배에는 리코더를 대체하는 클라리넷과 기타를 대체하는 첼로를 하는 선원이 탑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