콰르텟 수(秀) 의 패기 넘치는 데뷔작
여성 4명으로 구성된 ‘콰르텟 수’는 독일에서 수학한 음악인들이 의기투합하여 조직했는데, 짧은 시간에 비약적으로 성장하며 두드러진 활약을 펼치고 있는 사중주단이다. 탱고의 성격이 강한 크로스 오버 음반인 이 음반만 들어보아도 이들의 장점은 그대로 노출된다. 우선 이들은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풍부한 감성을 갖췄다. 아울러 엄격한 음악적인 틀을 유지하면서도 자유롭고 유연한 연주를 들려준다. 또, 색다른 시도도 서슴치 않는 지적 호기심과 도전 정신이 있다. 예컨대 우리 민요 ‘새타령’의 새로운 해석은 신선한 아이디어와 확실한 개성이 충만한 명연. 나는 이처럼 생기 넘치고 행복한 새타령을 들어 본 적이 없다! 두 말할 필요 없는 탱고의 레전드 피아졸라나 가르델의 작품도 눈에 띤다. 하지만 더 강한 호소력으로 다가오는 것은 한국의 현대 음악 작곡가 이재신의 두 작품, 이다. 이들 작품에서 느껴지는 우리의 감성과 탱고가 가진 서정성은 묘한 접점을 이루면서 진한 여운을 남기기도.
한편 김시형의 <인천의 춤>에서는 약동하는 도시의 풍경을 한 편의 드라마처럼 펼쳐 보여주고 있다. 어쨌든 이 음반은 콰르텟 수가 가진 힘과 가능성을 보여주는 수작이다. 아직은 대중들에게 낯선 앙상블이지만 이들이 곧 높이 비상할 날이 멀지 않았음을 예견하게 한다. 그리고, 또 하나의 신뢰할 만한 사중주단이 출연한 것 같아 반갑다. 향후 콰르텟 수의 행보를 눈여겨봐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