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프 티 [Love Love Love]
그레이프 티라는 밴드 이름이 아직 낯설 수도 있다. 1-2년 전 TV 드라마를 보다가 <눈물이 별 되어>라는 곡을 들은 사람들이라도 밴드 이름까지 기억하지는 않는 경우가 더 많았을 것이다. 그렇지만 음원 사이트를 통해 <비밀정원>이나 이라는 곡을 들은 사람이라면 조밀한 사운드 위로 집약된 감정이 담긴 서늘한 멜로디를 들었을 것이다. 그 주인공들이 [Love Love Love]라는 제목의 2집 앨범을 들고 다시 찾아 왔다. 앨범 전반부에 배치된 , <비의 노래>, 그리고 앨범 타이틀명과 같은 는 이전보다도 더 상큼하고 발랄해서 마치 전성기의 카디건스(The Cardigans)를 듣는 듯하다. 한편 이 곡들에 당분 함량이 많다고 느낀 사람이라면 나른한 느낌의 <비오면 떠나가지 마>와 서늘하고 긴박한 <꽃잎>을 듣고 또 다른 감흥을 얻을 수 있다. 일상이 지루하지만 소중하다는 것을 노래하는 <나의 하루>와 <지금을 살아>는 왜 이 노래들이 후반부에 배치되었는지에 대한 의문이 나올 정도로 직설적 자기표현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수록곡 가운데 한 곡이 전인권이 만든 것이라는 사실, 그리고 밴드의 지주가 언더그라운드의 베테랑 민재현이라는 사실은 차라리 사족에 가깝다. 성장 단계를 훌쩍 넘긴 도예은(보컬)의 송라이팅은 밴드 멤버 전체가 힘을 합한 섬세한 편곡을 통해 하나의 앨범을 완성하고 있다. 대중이 바라는 것과 자기가 원하는 것 사이의 균형을 잡으면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