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ocolate box 1집 정규앨범
10여 년 전에도 이들의 음악을 리뷰한 적이 있다. 일본과 덴마크의 포크 록 레이블 담당자(A&R)에 소개하기 위해서였다. 이들의 음원은 세계 굴지의 전자회사의 MP3 Player 런칭 이벤트로 일본판에 5곡, 북유럽판에 3곡이 담겨 일본과 덴마크, 노르웨이에 배포되었었다.
프로필과 음원을 검토했던 당시 덴마크 레이블 담당자(A&R)의 촌평 중 일부를 아직도 기억한다. “전형적인 포크 록이네. 근데 북유럽 사람들 감성에 호소하기에는 뭔가 부족해.” 난 그 담당자의 말에 동의했다.
강산이 한번 바뀔만한 시간이 흘렀다. 여전히 '무언가 부족’할까? 귀를 곤두세운다. 총평은 이렇다. ‘풍성해진 사운드, 치밀한 편곡과 악기 구성, 포크 록이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스펙트럼(심지어 재지하고 블루지하다)으로 차고 넘침.’
오로지 포크 록을 그리고 지향하고 노래해 왔던 이들에게 ‘전형적인 포크 록 앨범’이란 평가는 그다지 큰 칭찬이 아닐지 모른다. 그러나 처음에 들었을 때 단숨에 좋아지는 곡들은 대개 명곡으로 남는다. 10여 년 전 덴마크 담당자의 짧은 촌평을 다시 떠올린다. 좋은 음악은 그것이 북유럽인이건, 동남아인이건, 심지어 북한의 대중이던, 듣는 사람들의 감성을 울려야 한다. 좋은 음악은 항상 친화력을 갖는다. 이 앨범에도 그런 곡들이 있다고 믿는다.
01 Que Sera Sera
펑키통키 풍의 경쾌한 포크 록. ‘될 대로 되라’고 외치치만, 그 리듬과 멜로디의 전개는 퇴폐하고 거리가 멀다. 오히려 상쾌하고 가볍고 신선하다.
02 비오는 날이 좋아(New version)
타이틀, 앨범을 통틀어 단연 귀에 쏙 들어오는 친화력, 친근감이 있다. 이 밴드의 특징이 모두 담긴 한 곡을 꼽으라면 바로 이 곡이다.
03 Shining Star
이 밴드의 만만찮은 내공을 보여주는 히든 타이틀. 슬로우 보사노바 리듬의 어쿠스틱 기타의 스트로크 전반부와 간주의 몽환적인 미들 톤 일렉 기타의 재지한 멜로디와 톤은 발군이다.
04 바람애(Remaster)
청아한 어쿠스틱 기타 위에 얹혀 살랑거리는 여성 보컬과 배경에 조용히 실리는 남성의 화음 조화가 가을바람 같은 잔잔한 평화와 평온을 주는 곡이다.
05 Chocolate (New version)
이들의 음악적 토대와 소양이 록과 블루스, 재즈 등 다양한 줄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음을 웅변하는 곡.
변주, 다양한 장르 혼성이 뛰어난 가장 개성 있는 곡. 밴드의 실력을 여과 없이 드러내는, 라이브로 듣고 싶어지는 곡이다. 여성 보컬의 바이브레이션은 중독성이 대단하다.
06 떠나가보자
담백하고 심플한 악기 편성. 그러나 이 앨범을 초지일관 관통하고 있는 포크와 재지한 피아노 터치가 의외로 복잡한 편곡으로 얽혀 있는 매력이 물씬한 곡이다.
07 Good Night
이 밴드의 가장 주목할 만한 점 중 하나는 노랫말과 멜로디와의 뛰어난 조화다. ‘잘자(Good Night)’라는 노랫말과 어쿠스틱, 일렉 기타의 잔잔한 조합이 차분하고, 평화롭다. 사랑하는 사람의 머리 맡에서 불러주는 사랑의 자장가.
08 요정
전반부 포크 발라드와 중반부 록으로 포효하는 전형적인 포크 록.
09 내숭녀
밀당의 달인인 여자의 통통 튀기(!)는 매력과 마음이 귀여운 노랫말과 경쾌한 리듬에 듬뿍 담긴 사랑스러운 곡이다.
포크와 재지한 피아노가 절묘하고 뒤섞여 있다.
10 하루(313)
멜로디가 하모니가 아름다운 포크 발라드. 분수처럼 솟아나는 후반부의 혼성 코러스가 인상적인 곡이다.
1. Que sera sera
2. 비오는 날이 좋아(New Version)
3. Shining Star
4. 바람애
5. Chocolate(New Version)
6. 떠나가 보자
7. Good Night
8. 요정
9. 내숭녀
10. 하루(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