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숙하게 거칠게 하지만 더 세련되게…
그들의 실력은 이미 충분히 검증 받았다.
오랜 시간 각자의 밴드에서 한 조각으로 그 가치를 해왔다.
그런 그들이 <크리쳐스>라는 이름아래 하나의 큰 조각으로 맞춰졌다.
타고난 별자리와 피는 못 바꾼다.
그래서 일까?
연주가 달라지고 노래를 만드는 방법 그리고 노래를 부르는 창법이나 삶에 대한 자세가 분명 예전과는 달려져 있지만 이번 앨범 속에서 그들의 본 모습은 지워지지 않았다.
이제까지 그들이 해왔던 음악은 펑크와 모던록 이었다.
지금 그들이 들려 주려 하는 음악도 크게 다르진 않다.
하지만 그들이 이전까지 해왔던 것과는 전혀 다른 방식이다.
이전 음악이 거칠고 날것이었다면
지금 우리에게 들려주려는 음악은 부드럽고 잘 포장 되어있다.
그만큼 그들은 그 동안 지켜왔던 음악적 신념 안에서
그들만의 방식으로 우리를 회유하고 있다.
아주 근사하고 세련되게 말이다.
이런 음악은 단 번에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이들이 대중 친화적으로 변한 것도 아니다.
다만 그들은 이만큼 능숙해졌고 좀 더 깊어 졌다는 뜻 일 것이다.
그들의 연주에선 여전히 꺼지지 않은 그들의 고집이 베어있고
그들의 노래에선 이제까지 자신들이 해왔던 방식이 아닌
그동안 쌓아 왔고 앞으로 하고 싶은 것들이 녹아져 있다.
그렇기에 앞으로가 더 기대가 되고 더 애착이 가는 밴드이다.
생선 김동영
라디오 작가 그리고 에세이이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