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 해,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벨소리 ‘Ridin’ 의 주인공 CHAMILLIONAIRE (카밀리네어)
새롭게 선보이는 새로운 싸우스 힙합 심포니 [ULTIMATE VICTORY]
지난 해 빌보드 차트 정상을 점령한 히트 싱글 ‘Ridin’ 로, 무려 400만회의 벨소리 다운로드 대기록을 세우며 서던 힙합 씬의 부흥을 주도한 MC 카밀리네어!
2007년, 더욱 강력해진 음악으로 돌아온 그가 선보이는 싸우스 힙합 심포니의 결정체 [ULTIMATE VICTORY]!
긴박감 넘치는 심포닉 싸우스 비트 위에 유려한 랩 플로우를 마음껏 선보이는 대박 예감 첫 싱글 "Hip Hop Police"외 릴 웨인이 참여한 락킹힙합 넘버 "Rock Star", 서던 훵크의 나른한 그루브를 맛 볼 수 있는 "The Ultimate Vacation" 등 총 19곡의 최신 힙합 넘버 수록!
歷史的인 벨소리 販賣王 까밀리어네의 最新 앨범!
人類에게 전하는 世紀末的 메시지의 싸우스 힙합 심포니!
<Ultimate Victory>!!!(窮極的 勝利)
커다란 블링블링 목걸이를 하고 있는 두 흑인 남자 앞에 싸이렌을 울리며 지나가던 경찰차가 멈춰선다. “이봐! 너희들 그 보석들은 다 어디서 난 거지?” “문제 될 거 없는데요. 경관님”. 알고보니 각종 팬던트를 주렁주렁 메달고 있는 흑인 남자는 새 앨범의 발매를 앞두고 있는 카밀리네어(Chamillionair). 흑인 경관은 자신이 팬이 아님을 강조하면서 이번 앨범이 어떤지 그에게 묻는다.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대답하는 카밀리네어. “Bigger!" 경관의 표정이 일그러지기 시작한다. ”뭐라고? 너 지금 나한테 깜둥이(Nigger)라고 했지? 너 거기 가만 있어!“ 카밀리네어는 차에서 나오는 경관을 피해 도망치기 시작하고, 그와 동시에 이 추격전은 전 세계로 생중계 된다. 사건의 헤드라인은 ”Chamillionair Uses the "N" Word", 용의자는 카밀리네어, 그리고 또 다른 용의자로 스눕 독, 버스타 라임즈, 에이콘 등 유명 랩퍼들의 이름이 쉴새 없이 자막으로 흐른다. 오래가지 못해 포위되어 붙잡힌 카밀리네어. 아무 죄가 없다고 항변하지만 경관은 죄가 없다면 왜 도망쳤냐며 그의 손목에 수갑을 채운다. 이후의 상황은 사전에 계획된 듯 빠르게 돌아간다. 수색영장이 발부된 스눕의 자택을 SWAT 팀이 급습하고, 칸예 웨스트는 시카고에서, 제이-지는 바다에서 각각 체포된다. 한편, 경찰서에서 취조를 받는 카밀리네어는 자신의 무고를 주장하지만 경관은 마약과 살인 혐의를 씌우며 공범의 이름을 요구한다. 이 와중에도 밖에서는 미 전역에서 랩 음악이 금지되고, 애틀란타로 향하던 CD 수송차량과 L.A.의 유명한 음식점이 급습을 당하는가 하면 에미넴의 사유지가 점령당하고, 브루클린지역에 대한 통행금지가 실시된다. 마지막 단계는 휴스턴에 대한 계엄령 선포! 남부지역의 모든 해변이 폐쇄되고, 우리의 주인공 카밀리네어는 결국 실형을 선고받는다.
먼저 이 사건의 원흉 카밀리네어에 과거를 짚어보자. ‘차밀리-네어/오네어’로도 불리워지는(곡을 들어보면 확실히 ‘까밀리었네’라고 하는것 같지만) 그의 본명은 Hakeem Seriki, 텍사스 휴스턴에서 무슬림인 아버지와 기독교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났다. 어렸을 때부터 친구인 Pall Wall 등과 함께 The Sleepwalkers라는 팀을 만들어 학교와 교회 등 지역 행사무대를 돌며 활동을 시작했다. 그들은 어느날 클럽에서 자신들의 음악을 홍보하던 중 휴스턴의 유명한 믹스테잎 디제이 Michael 5000 Watts를 만나게 된다. 이를 계기로 왓츠의 스튜디오를 방문하게 된 그들은 그동안 가다듬어온 프리스타일 실력을 선보였고, 이 랩을 마음에 들어한 왓츠가 자신이 진행하던 라디오 프로그램 Houston’s 97.9 The Box의 인트로와 자신의 새 믹스테잎에 넣게되면서 카밀리네어와 친구들의 목소리는 거리에 울려 퍼지게 된다. 한 번의 기회를 제대로 잡아 왓츠의 회사인 Swishahouse의 멤버가 된 그들. 하지만 스위샤하우스는 정당한 기회와 대가가 주어지지 않는 곳이었고, 카밀리네어는 동료 폴 월과 함께 문을 박차고 나와 The Color Changin' Click이라는 5인조 랩 그룹을 결성한다. 2002년, 마침내 독립음반으로 발표한 이들의 데뷔 앨범 <Get Ya Mind Correct>는 휴스턴을 휩쓸며 20만장의 판매고를 올렸고, The Source지가 선정한 2002년의 인디 앨범 최종 후보에까지 오르게 된다. 밝은 미래만이 기다릴 것 같았던 그들이었지만, 돈과 음악적 방향성에 대한 카밀리네어와 폴 월 간의 갈등은 점점 커져갔고 2집 앨범이 발매될 무렵 이들은 해체를 맞이하게 된다. 폴 월은 다시 스위샤하우스로 돌아갔지만, 카밀리네어는 자신의 꿈을 펼치기 위해 Chamillitary Entertainment를 세워 믹스테잎을 발표하기 시작한다. 이후, 메이저 레코드사인 Universal과 계약을 맺은 그는 2005년 대망의 메이저 솔로 데뷔 앨범 <The Sound Of Revenge>를 발표한다. 수퍼 프로듀서 Scott Storch가 만든 ‘Turn it up’으로 메인스트림에 도전장을 내민 카밀리네어. 하지만 이 싱글은 빌보드 싱글차트 41위에 오르며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내고 만다. 그러나 두 번째 싱글 ‘Ridin'(feat. Krayzie Bone of Bone Thugs-N-Harmony)’이 앨범 발매 후 6개월이 지나 뒤늦게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상황은 달라진다. 2주간 빌보드 싱글차트 1위를 차지한 ‘Ridin''의 인기에 힘입어 앨범은 플래티넘을 따냈고, 이 여세는 연말까지 이어져 카밀리네어는 그래미를 비롯해 BET와 VMA 등 시상식의 단골손님이 되었다. 자그마치 400만 회의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벨소리(Ringtone)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으니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으리라.
“사우스도 실력있는 리릭시스트를 낳을 수 있다.”라는 생각으로 시작한 카밀리네어의 여정은 이제 강력한 곡들이 가득한 소포모어 앨범 <Ultimate Victory>를 내는데 이르렀다. “어리석은 랩퍼들은 내가 펀치라인에만 안달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난 그 한 줄에 그들의 인생보다 더 큰 의미를 담아 보여줄 뿐이다.” 의미심장한 말로 끝을 맺는 앨범의 인트로 ‘The Morning News'는 단번에 그가 인도하는 새로운 세계로 청자를 잡아끈다. 긴박감 넘치는 심포닉 싸우스 비트 위에 실린 특유의 더블링 하모니 훅과 현실의 넌센스에 대해 말하는 랩 가사. 보다 진보한 그의 면모는 스눕 독의 90년대 히트 곡 ’Murder was the Case'를 떠올리게 하는 리드 싱글 ‘Hip Hop Police'에서 정점에 달한다. 최근 Sean Kingston의 앨범을 제작해 최고의 실력을 뽐낸바 있는 Jonathan Rotem이 프로듀싱하고, 전설적인 랩퍼 Slick Rick이 참여해 유려한 랩 스킬을 뽐낸 이 곡은 비트와 가사 모두 뛰어난 마스터피스로 대중과 평단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익숙한 멜로디가 반가운 5번 트랙 ‘Industry Groupie'와 Fat Joe의 ’Make It Reign(feat. Lil' Wayne)'과 손담비의 ‘Cry Eye'가 떠오르는 코드진행의 ’Pimp Mode'는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해 준다. 이에 이어 올 상반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Shop Boyz의 노래가 떠오르는 ‘Rock Star'는 제목 그대로 락킹한 기타 샘플위로 카밀리네어와 피쳐링으로 참여한 릴 웨인의 랩이 돋보이는 수작. 릴 웨인은 그 다음 트랙인 스킷에도 참여해 꾼 돈을 갚지 않으면서도 거들먹거리는 연기를 넉살좋게 펼쳐냈다. 재미있는 것은 릴 웨인이 돈을 갚지 않겠다며 떵떵거리는 도중에 그의 옆에선 부인으로 여겨지는 여자가 똑같은 대화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음 트랙이 바로 그런 비양심 들에게 보내는 경고의 메시지이자 앨범의 두 번째 싱글로 점지 된 ’Bill Collecta'. 전 앨범의 히트곡 ‘Ridin''을 만들어낸 Play-N-Skillz가 다시 한번 비트를 선사했고, 크레이지 본 역시 특유의 멜로디컬한 스피드 랩으로 한번 더 그를 도왔다. 비트와 랩, 그리고 중독적인 훅까지 지난번의 성공 공식을 쏙 빼닮은 것이 이 곡의 장점이자 단점. 따라서 과연 지난번과 같은 얻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총 19트랙이 실린 러닝 타임 79분 40초의 긴 앨범이지만 후반부에서도 긴장감은 쉽게 풀리지 않는다. 후반전을 시작하는 ‘The Ultimate Vacation'은 싸우스 특유의 나른한 펑키함이 돋보이는 곡으로 전 앨범에서도 상당수의 곡을 프로듀싱했던 애틀란타의 프로덕션 듀오 The Beat Bullies가 선사했다. 이 평화로운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것은 The Runners가 프로듀싱한 클럽 튠 ’Come Back to the Streets‘. The Mixtape Messiah로 불리며 랩 실력 하나로 거리를 주름잡았던 카밀리네어의 거리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겼다. 한편, 13번 트랙 ‘The Evening News'는 앨범의 후반부에서 가장 빛을 발하는 곡으로 마치 뉴스처럼 여러 사회 문제에 대해 하나씩 소개하며 곧 다가올 어둡고 추운 밤에 대해 경고한다. 새 앨범의 인트로와 함께 우리가 사는 현실에 대한 카밀리네어의 진지한 의식을 엿볼 수 있는 곡이다. 이밖에 나른한 그루브를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서던 훵크 ’We Breakin Up'과 그간의 삶에 영향을 끼친 일들에 대해 고마움을 표하는 아웃트로 ‘The Ultimate Victory' 역시 귀를 잡아끄는 트랙이다.
새 앨범에 대한 그의 한 마디 “Bigger!" 새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췄던 그는 어이없게도 잡혀버렸다. 그리고 얼마 후 힙합의 시대가 끝나버렸다. 물론, 실재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절대 일어날 리 없는 일도 아니기에 씁쓸한 웃음이 지어지는 서두의 사건은 앨범에 앞서 발매된 새 싱글 ‘Hip Hop Police’의 뮤직비디오에서 펼쳐진 가상 상황이다. 센스 넘치는 패러디와 독설로 멋진 뮤비를 만들어낸 카밀리네어. 비디오를 보는 동안은 낄낄거리며 웃었지만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근데, 정말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어떡하지?“ 사실 러닝타임 9분의 이 뮤비는 더 어두운 내용을 담고 있었다. 앨범의 또 다른 노래 ‘The Evening News'의 비트 위에 카밀리네어와 뉴스 진행자 Bob O'Wildy(카밀리네어가 분장한)가 열띤 토론을 벌이는 뮤비의 후반부는 이라크 전과 허리케인 카트리나, 조지 부시와 계시록의 예언 등 다양한 소재들을 가져와 현대의 미디어를 꼬집는다. 클럽에 울리는 여느 노래들과는 다른 노래들, 한번 쯤 깊이 생각해 봐야할 문제들을 주제로 자신의 사상을 펼친 두 곡을 통해 기대감을 증폭시켰던 그는 앨범발매에 앞서 이렇게 말했었다. ”이건 빙산의 일각일 뿐이야. 이번 앨범은 내 창작력을 모두 쏟아 부어낸 최고의 컨셉 앨범이 될 거라구!“ 그리고 자신감 가득 찬 그의 말은 거의 틀리지 않았다. 아시겠지만, 2007년 9월의 대격돌은 이제 막 시작됐다.
[류연근 (음악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