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은곰상(음악상) 수상!
부산 국제영화제와 유럽 영화제를 감동시킨 웰메이드 성장 영화 - <할람 포> 사운드트랙 앨범
- 영국의 가장 다이나믹한 인디 레이블인 도미노(Domino) 출신의 다채로운 뮤지션들과 독특한 성장 영화와의 조우!
- 봄의 싱그러움, 그리고 인디펜던트의 풋풋함을 가진 사운드트랙/컴필레이션 앨범.
피터 징크스(Peter Jinks)의 원작 소설을 토대로, 영화 [영 아담]을 만들었던 감독 데이킷 맥킨지 (David Mackenzie)가 감독하고, 영화 [빌리 엘리어트]의 주인공, 빌리 역을 완벽히 소화했던 제이미 벨이 인상적인 열연을 펼친 영화 할람 포의 OST 앨범!
최근 가장 각광받고 있는 인디 레이블인 도미노 소속의 아티스트들이 대거 참여한 본 앨범에는 이 영화를 위해 특별히 만들어진 프란츠 퍼디난드(Franz Ferdinand)의 미공개 신곡 <Hallam Foe Dandelion Blow>와 아트펑크 밴드 클리닉(Clinic)의 <If You Could Read Your Mind>, 감각적인 일렉트로닉 팝 사운드를 펼치는 주니어 보이즈(Junior Boys)의 <Double Shadow>, 국내에도 확고한 팬층을 형성하고 있는 혼성 일렉트로닉/포크 듀어 Psapp(피샵)의 <Tricycle> 등 총 16곡의 웰메이드 음악을 수록하고 있다.
영화 속으로 펼쳐지는, 마법과도 같은 사랑의 회복, 그리고 자포자기의 감성과 황홀함을 환상적으로 채집해낸 앨범으로, 곡 하나하나가 뛰어난 완성도를 보이는 사운드트랙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는 작품이다.
도미노(Domino Records) 출신의 다채로운 뮤지션들과 독특한 성장영화의 조우.
봄의 싱그러움, 그리고 인디펜던트의 풋풋함을 가진 사운드트랙/컴필레이션.
2007년 베를린 영화제 은곰상/음악상 수상작.
[Hallam Foe] Soundtrack
Mister Foe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겠다만 본인의 경우엔 영화 본 편보다는 도미노(Domino Records)의 사이트에서 먼저 이것의 정체를 확인했다. 아마도 영화 애호가들은 2007년 베를린 영화제 은곰상/음악상 수상작이라던가 메가박스 유럽 영화제를 통해 그 실체를 파악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사운드트랙의 수록곡을 훑어봤을 당시에는 어떤 영화인지 전혀 감을 잡지 못했는데, 영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이후에는 본 바탕이 되는 소재 자체에 끌리게 됐다. 아니, 관음증과 사춘기의 고뇌를 동시에 담아내고 있다니…
영화는 알려진 대로 피터 징크스(Peter Jinks)의 원작소설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원작자 피터 징크스는 제이미 벨(Jamie Bell)의 연기를 보고 자신이 상상했던 이미지와 너무 흡사하다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는데, 평범한 캐릭터는 아니었기 때문에 많은 연구가 필요했을 것 같다. 본 국에서는 [점퍼]가 [할람 포] 보다 늦게 개봉했지만 나는 [점퍼]를 먼저 봤다. 아, 노파심에 일러두면 두 영화의 공통점은 [빌리 엘리어트]의 제이미 벨이 등장하는 영화라는 데 있다.
VHS의 시대가 끝났지만 만약 비디오로 출시된다면 백 커버에는 이런 식으로 영화의 내용이 요약되어 있을 것 같다. 생모의 익사사고가 계모의 책임이라고 생각하는 소년 할람 포는 자신의 아지트에서 계모와 아버지의 성관계와 동네 사람들의 사생활을 훔쳐 보다가 관음증에 걸리게 되고, 계모와의 이상한(?) 트러블로 결국은 무작정 에든버러로 가출해 버린다. 여기저기를 떠돌아 다니다가 어머니와 닮은 여성인 케이트를 우연히 발견하고 얼떨결에 케이트가 근무하고 있는 호텔의 주방에서 일하면서 호텔의 시계탑에 머물며 에든버러 시내와 케이트를 엿보게 된다. 그 이후 복잡하고 이상 야릇한 일들이 쉴 틈 없이 전개되는데...(보통 비디오 뒷면에는 이런 류의 말 줄임표로 글을 마무리 짓곤 한다.)
무척 놀라웠던 사실은 영화감독의 이력에 있었다. 그의 이름은 데이빗 맥킨지(David Mackenzie)인데 과거에 이완 맥그리거의 전라연기를 헤드카피로 국내에 소개됐던 [영 아담]을 만들었던 사람이다. 물론 기존에 여러 영화들을 만들어 왔지만 독특한 성(性)적 가치관을 가진 남성 캐릭터는 이미 [영 아담]에서 그려낸 바 있었던 셈이다. [영 아담]의 사운드트랙 또한 많은 음악 팬들의 지지를 얻어내기도 했는데 토킹 헤즈(Talking Heads)의 대형(大兄)이신 데이빗 번(David Byrne)이 담당했던 스릴 자키(Thrill Jockey)에서 발매된 음반이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할람 포]에는 배우 이완 브렘너(Ewen Bremner)가 나오는데 [트레인스포팅]의 마크 렌튼과 스퍼드가 한편차이로 데이빗 맥킨지 감독의 작품에서 엇갈리고 있다. 헐리우드에서 몇 편 찍고 돌아온 이완 브렘너는 올 초에 봤던 [Mr. 후아유]의 캐릭터와 상당히 흡사한 인물로 또 한번 등장한다.
Domino Records
단도 직입적으로 얘기하자면 본 영화 사운드트랙의 모든 곡이 도미노 출신의 아티스트들의 작업물들이다. 영국의 가장 다이나믹한 인디 레이블인 도미노-물론 몇몇 국가에서는 메이저를 통해 유통되고 있기도 하다만-는 자국의 다양한 아티스트들 이외에도 짐 오루크(Jim O'rourke)의 솔로작들 이라던가 페이브먼트(Pavement)와 스티븐 말크머스(Stephen Malkmus)의 솔로 앨범들, 그리고 엘리엇 스미스(Elliott Smith)의 인디펜던트 시절 작품들을 영국에 라이센스 발매 하기도 했는데, 초기에는 포크, 인디-일렉트로닉, 그리고 개러지 씬의 대표 레이블로 장기간 군림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프란츠 퍼디난드(Franz Ferdinand)와 악틱 멍키스(Arctic Monkeys)가 대박을 치면서 비로소 거대 레이블로 우뚝 서게 된다.
Soundtrack
앞서 이야기한대로 데이빗 맥킨지는 무려 데이빗 번이라는 빅 네임과 영화음악을 작업한 적이 있었는데, 도미노 또한 소속 레이블 아티스트의 뮤직비디오를 끌레몽페랑 단편영화제에서 아예 한 섹션을 떠맡고 참여한 바 있으며, 하모니 코린(Harmony Korine)의 문제작 [Gummo]의 사운드트랙을 발매한 적도 있다. 감독이나 음반회사나 서로의 업종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 완전히 어두운 상태는 아닌 것이었다.
데이빗 맥킨지는 기존 관습에 얽매인 음악적 컨셉에서 벗어날 것을 결심한다. 기존에 해왔던 오리지날 스코어 중심도 아닌, 그렇다고 또 헐리우드의 십대 영화들의 사운드트랙처럼 메인스트림 팝 컬렉션도 아닌 색다른 방법을 모색하려 노력했다. 물론 일전에 몇몇 영화들 – 예를 들어 [Wicker Park], [Clean] - 이 기존의 노래들을 부분부분 채집해서 마치 영화의 스코어처럼 사용했던 경우가 있긴 했지만, 이 정도로 한 레이블의 곡들을 중심으로 채워넣은 사례는 거의 없었다. 어느 네티즌은 영화의 제작비를 절감하기 위해 오리지날 스코어를 만드는 대신 도미노의 백 카탈로그를 사용한 것이 아니냐는 우스갯 소리를 하기도 했는데 그렇게 치부하기엔 도미노의 곡들이 너무 훌륭하고, 장면에 적용되는 사례가 명확하다. 프란츠 퍼디난드의 신곡을 제외한 모든 곡들이 도미노에서 이전에 발매됐던 앨범들의 곡인데, 도미노 레이블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본 앨범은 훌륭한 입문서가 되어줄 것이다.
1. Orange Juice - <Blue Boy>
에드윈 콜린스(Edwyn Collins)가 재적했던 전설의 밴드 오렌지 쥬스(Orange Juice)의 1980년도 싱글 트랙이다. 1982년 첫 번째 정규앨범이 나오기 이전에 발표된 곡으로 대대로 꾸준히 진행된 NME와 러프 트레이드가 주관한 전설의 컴필레이션 [C81]에 수록되며 세인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도미노에서 이들의 싱글 컬렉션을 [The Glasgow School]이란 타이틀로 재발매 했는데 이 곡 또한 그 컴필레이션에 수록되어있다. 오프닝 크레딧의 미칠듯한 애니메이션 장면에서 흥겹게 전개된다.
2. U.N.P.O.C - <Here On My Own>
톰 바우찹(Tom Bauchop)의 원맨밴드와도 같은 U.N.P.O.C의 곡으로 2003년 작 [Fifth Column]에 실렸던 곡이다. 홈 레코딩으로 만들어진 데뷔 앨범으로 마이 모닝 자켓(My Morning Jacket)의 리버브와 킹크스(The Kinks)의 멜로디라인 전개에 영향 받은 것처럼 보이는 곡 구성을 가지고 있으며, 영화에서는 할람이 시계탑에 거처를 마련하고 망원경으로 케이트의 집을 훔쳐볼 때 깔린다. "당신은 혼란스런 정신상태를 본 적이 있는가?/ 촛불은 불타고, 불타고, 불타고," 라고 읊조리다가 어느 남자가 케이트를 뒤에서 안는 장면에서 "그들이 노래를 부르고 있을 때 누군가는 울고 있을지도 모른다" 라는 가사가 페이드 아웃된다. 본 사운드트랙에 컴파일 된 노래 중에서는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곡이다.
3. King Creosote - <The Someone Else>
2005년도에 발표된 [Rocket D.I.Y.]에 수록된 곡으로 엄밀히 따지고 들면 도미노에서 발매된 앨범은 아니다. 펜스(Fence Records)에서 발매된 앨범으로 도미노 출신의 제임스 요크스톤(James Yorkston)이 이전에 몸담았던 레이블이기도 한데, 어차피 밴드의 음원 관리는 도미노에서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도미노 아티스트라고 부르는 것이 아주 어처구니없는 경우는 아닌 셈이다. 할람이 케이트를 따라갔다가 다른 남자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 엄마 신분증을 꺼내볼 때 이들 특유의 포크 발라드 튠이 잔잔하게 굽이쳐 흐른다. 그리고 할람이 주방에서 호텔 짐꾼으로 업종을 변경하면서 앤디와 첫 만남을 갖는 장면에는 이들의 또 다른 곡인 <King Bubbles>가 나오기도 한다.
4. Sons and Daughters - <Broken Bones>
남자 둘 여자 둘로 이루어진 개러지 밴드 선즈 앤 도터즈(Sons and Daughters)의 앨범 [Love the Cup]에 수록된 곡이다. 앨범에는 자니 캐쉬(Johnny Cash)에게 바치는 듯한 곡인 <Johnny Cash>도 담고 있는데, 사운드트랙에 컴파일된 곡은 개러지 특유의 카랑카랑한 모양새가 아닌 소프트한 톤을 유지하고 있다. 할람이 케이트의 집까지 갔다 온 이후 다시 시계탑에 돌아와서 얼굴에 빨간펜을 긋고 엄마가 입었던 옷을 입은 후, 경찰에 새엄마를 신고하러 갈 때 뒷 배경에 깔린다. 그들의 또 다른 곡 <Royally Used>가 할람이 경찰에게 쫒기는 긴장감 넘치는 장면에서 삽입됐지만 사운드트랙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5. Junior Boys - <Double Shadow>
게이들을 비롯한 감각적인 일렉트로닉 팝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완전 매혹시켰던 쥬니어 보이즈(Junior Boys)의 2006년도 두 번째 앨범 [So This Is Goodbye]의 수록곡. 할람과 케이트, 그리고 앤디(이완 브렘너)가 클럽에 술을 마시러 갔을 때 나오는 BGM으로 사운드트랙에는 수록되지 않았던 파스텔즈(The Pastels)의 <Yoga> 다음에 흐른다.
6. Clinic - <If You Could Read Your Mind>
공연 때도 수술 마스크를 쓰는 리버풀의 아트펑크 그룹 클리닉(Clinic)의 네 번째 정규앨범 [Visitations]에 삽입된 흥겨운 트랙이다. 등장 인물들이 술을 마실 때 뒤에 흐르는 세 번째 노래로, 긴장감 넘치는 이국적인 멜로디와 시원한 전개가 그들 특유의 공기를 형성해 낸다.
7. Future Pilot AKA - <Battle At The Gates Of Dub>
인디팝, 일렉트로닉, 그리고 포스트락을 넘나드는 영국 글래스고 출신의 슈퍼 프로젝트 퓨처 파일럿 A.K.A.(Future Pilot AKA)의 [Salute Your Soul] 앨범 수록곡. 본 트랙은 다시 덥 믹싱된 레게를 들려주고 있는데, 진짜 이들의 영역은 안드로메다까지 뻗어나갈 것만 같다. 이전 트랙들에 이어 클럽에서 나오는 네 번째 곡이다.
8. Hood - <Lines Low To Frozen Ground>
영국 리즈 출신의 포스트록/인디 일렉트로닉 밴드 후드(Hood)의 2001년 작 [Cold House]에 수록됐던 곡. 앨범 커버 이미지만큼이나 흐리고 아득한 사운드를 보여주고 있는데 차분하고 약간은 어두운 분위기의 이 곡은 할람이 케이트의 집에 몰래 들어가 방안을 뒤지는 해질녘 장면에 사용된다.
9. Franz Ferdinand - <Hallam Foe Dandelion Blow>
앞에서 언급했던 대로 본 앨범에 수록된 유일한 신곡이며, 또한 사운드트랙에서 가장 빅 네임인 프란츠 퍼디난드의 트랙이다. 이미 제목에서 보여지듯 영화를 위해 만들어진 곡으로 제이미 벨과 기타리스트인 닉 메카시(Nick McCarthy)는 비행기에서 만난 적이 있다고 한다. "너는 그들을 몇 시간동안 보고있지/시계탑과 슬레이트 벽돌 안에서 아래에 사는 사람들을./하지만 너의 인생은 다른 사람의 것이었지/너의 연인의, 혹은 너의 엄마의..." 라는 식의 가사를 담고 있는 곡으로 느린 템포로 담담하게, 그리고 어쩌다가 잠깐 혼란스럽게 진행된다. 할람이 처음 시계탑 바깥에서 세상을 바라볼 때, 그리고 마지막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유유히 흐른다.
10. Psapp - <Tricycle>
피샵(Psapp)은 런던의 혼성 일렉트로닉/포크 듀오로 원래는 일렉트로닉 전문 레이블 리프(Leaf)에서 첫 앨범을 발매한 이후 도미노로 이적했다. 미국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를 통해 국내에 알려졌으며, 심지어는 한국의 노래방에도 이들의 노래가 있다. 할람과 케이트가 같이 지내기로 하고 놀러다니는 장면에 BGM으로 사용되며, 이들의 또 다른 노래인 <Eating Spiders>가 마지막 시퀀스에 깔리는데, 사운드트랙에는 실리지 않았다. 도미노로 이적하면서 일렉트로닉한 요소들이 많이 빠졌다.
11. James Yorkston and The Athletes - <Surf Song>
작고한 영국 BBC 방송국의 전설적인 DJ, 존 필(John Peel)이 자신의 방송에서 플레이하면서 널리 알려진 포크/컨트리 싱어 제임스 요크스톤의 2004년도 앨범 [Just Beyond the River]에 수록된 트랙. 원래 허클베리(Huckleberry)라는 개러지 밴드에 있었지만 솔로로 전향하면서 음악적 색깔도 바꿨다. 포 텟(Four Tet)으로 잘 알려진 키아란 햅덴(Kieran Hebden)이 프로듀싱과 슬라이드 기타 연주를 도와준 앨범으로, 영화에서는 할람과 케이트가 일하다 말고 호텔 빈방에서 사랑을 속삭일 때 흘러준다. 장면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가사의 내용은 대충 이렇다. "너는 옷을 모두 벗었고 바닷물로 뛰어들었지. 나는 그 당시 사진들을 가지고 있어. 맹세컨데 그 사진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어." 할람이 촛불로 엄마가 주었던 카드를 보는 장면에서는 그의 곡 <Tender To The Blues>가 삽입되기도 했다.
12. Bill Wells Trio - <Also In White>
재즈와 일렉트로닉, 그리고 챔버팝의 영역을 넘나드는 다양한 음악적 활동과 더불어, 우리에겐 전 벨 엔 세바스찬(Belle & Sebastian)의 멤버였던 이소벨 캠벨(Isobel Campbell)과의 합작으로 잘 알려진 빌 웰스(Bill Wells)의 트리오 앨범. 트리오 멤버 중에는 역시 또 다른 벨 엔 세바스찬 멤버인 스티비 잭슨(Stevie Jackson)이 기타로 합류하고 있는데, [Also In White] 앨범의 동명 곡이 영화에 실렸다. 도미노의 서브 레이블 격인 지오그라픽(Geographic)에서 2003년에 발매된 앨범으로 지붕에서 케이트를 훔쳐볼 때 흐르는 아련한 하모니카가 반복되는 배경음악이 바로 본 트랙이다. 만약 이 곡이 마음에 들 경우, 그의 다른 앨범들 또한 관심을 가져 줬으면 한다. 빌 웰스는 정말 좋은 앨범들을 많이 발표했기 때문이다.
13. Juana Molina - <Salvese Quien Pueda>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 출신의 후아나 몰리나(Juana Molina)의 2003년도 음반 [Tres Cosas]에 수록된 곡. 뷰욕(Björk) 이라던가 스티나 노던스텀(Stina Nordenstam)과 같은 여성 싱어-송라이터들과 비교되곤 했는데 본인의 경우엔 성별과 장르가 완전히 다른 제이슨 몰리나(Jason Molina)의 곡 인줄로 착각하고 들었다가 너무 좋아서 관심을 갖게 됐다. 영화에서는 술에 취한 케이트가 애를 앞에두고 춤출 때 배경으로 쓰인다. 후아나 몰리나의 또 다른 곡인 <El Progreso>는 영화 초반에 할람이 자신의 아지트에서 엄마 사진을 뜯는 장면에서 깔린다. 청량한 일렉트로닉 소스들이 바탕이 된 소녀의 부서질듯한 보컬의 포크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앨범단위로 들어보아도 만족할 것 같다.
14. Cinema - <They Nicknamed Me Evil>
일렉트로닉/다운템포 유닛인 씨네마(Cinema)의 2000년도 앨범 [Your Introductory Record]에 실렸던 곡으로 할람이 케이트와 호텔 지배인을 미행하다가 지배인이 케이트를 협박할 때 바깥 창문으로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는 와중에 미묘한 엠비언스를 만들면서 긴장감을 조성시킨다.
15. Woodbine - <I Hope That You Get What You Want>
지나치게 쓸쓸하고 여백이 많은 슬로코어 밴드 우드바인(Woodbine)의 2002년도 셀프 타이틀 앨범에서 공개됐던 곡이다. 이들의 두 번째 앨범인 [Best Before End]는 개인적으로 그 해 발매된 최고의 앨범 중 하나였는데, 역시 쓸쓸하고 여리지만 사려 깊은 분위기는 이 곡에서도 이어진다. 영화 초반 할람의 누이인 루시가 집을 떠날 때 나온다.
16. Movietone - <Ocean Song>
플라잉 소서 어택(Flying Saucer Attack)의 멤버 레이첼 브룩(Rachel Brook)의 또 다른 프로젝트인 브리스톨 출신 밴드 무비톤(Movietone)의 네 번째 정규앨범 [The Sand and the Stars]에 실린 곡이다. 할람이 아버지에게 어머니의 죽음에 관한 진실을 듣고 고요한 가운데 영화를 정리시키는 부분에 본 곡의 오프닝 부분이 실린다. 무비톤의 앨범은 미국에서는 드랙 시티(Drag City)에서 발매되기도 했으며, 본 영화에 이들의 곡 <Let Night In> 또한 등장한다.
사운드트랙에 수록되지는 않았지만 더 많은 노래들이 영화속에서 흐른다. 물론 그 곡들도 모조리 도미노 카탈로그안에 포함된 곡들인데 기억나는 몇 가지만 언급해 보려 한다. 영화의 첫 부분에 짐 정리를 하는 누나의 방에서 장난치는 장면에는 프램(Pram)의 <Track of The Cat>이, 가출한 이후 공원에 앉아서 사람들을 둘러볼 때는 포 텟(Four Tet)의 <Parks>가, 주방에서 접시를 던지며 일하는 부분에는 퀵스페이스(Quickspace)의 <They Shoot Horse Don't They>, 그리고 새 엄마를 호수에 익사 시키려고 하는 장면에서는 테스트 아이시클즈(Test Icicles)의 <Boa Vs. Pyhon>이 각각 사용된다. 물론 이것 외에도 더 많은 음악들이 등장하는데, 워낙에 많은 음악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영화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주위 깊게 보고 들어야 할 것이다.
앨범은 마법과도 같은 사랑의 회복, 그리고 자포자기의 감성과 황홀함을 환상적으로 채집해 냈다. BBC의 앨범 리뷰 페이지에서는 이 사운드트랙을 영화뿐만 아니라 집안의 스테레오에도 잘 어울리는 모양새를 가진 앨범이라고 평가한 바 있는데, 영화의 사운드트랙 이외에도 앞에서 언급한 도미노의 컴필레이션, 혹은 간지나는 영국의 인디팝/일렉트로닉 편집 앨범으로 생각해도 무방할 것 같다. 사운드트랙에 선곡된 순서는 영화의 진행 순서가 아닌 음반을 듣는 사람들의 감정의 기복을 의식한 듯한 순서를 가지고 있다.
영화는 낯설다. 분명 평범한 이야기는 아니고, 그렇기 때문에 관객들에게는 흥미롭게 다가간다. 크게 자극적이지는 않고-물론 단순한 성장영화라 생각하고 접한 관객들에게는 약간 쌜 수도 있겠다만- 독특하고 풋풋한 시선을 담고 있어 신선하고, 결말을 열어놓음으로써 관객들에게는 생각할 여지를 남긴다. 혼란스러운 사춘기, 그리고 희망과 새로운 가능성으로 가득한 약속을 지닌 영화의 뒤 켠에 본 사운드트랙은 훌륭한 반주자가 되어주고 있다.
글 / 한상철 (불싸조 http://myspace.com/bulssaz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