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 맨스니와 조인트 공연으로 상당한 지명도를 얻어가고 있는 짙은 허스키 보이스의 매력적인 여성 포크 아티스트인 실리에의 1995년 앨범.
따뜻한 포크와 자연스러운 재즈의 분위기를 수용하여 목가적인 분위기를 들려주는 이 작품은 북구의 냉랭한 바람과 따뜻한 온기가 한꺼번에 흘려 나온다.

실리예 네르가르(Silje Nergaard)라는 본명의 이 여가수는 레이블이 자랑스럽게 내세우는 대표적인 싱어 송라이터로, 본국에서보다 영국에서 먼저 그 이름을 떨치던 아티스트이다. 영국의 독립 레이블 <라이프타임(Lifetime)> 레코드사를 통해 발매된 그녀의 첫 싱글 Tell me where you____re going(____90)과 데뷔작은 영국 차트의 40위와 일본에서 넘버 원을 기록하는 등 커다란 성공을 거두었는데, 앨범의 기타 연주를 담당한 인물이 불세출의 퓨전 기타리스트 팻 메시니(Pat Metheny)라는 사실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기도 하였다. 셀프 타이틀의 두 번째 앨범에는 그룹 아하(A-Ha)의 모튼 하켓(Morton Harket)이 참여했으며, 그녀 자신의 재능과 감성을 집약시킨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되었다. 세 번째 앨범인 COW ON THE HIGHWAY를 통해 재즈적인 접근법을 시도했던 그녀는 본국으로 돌아와 힐켈리흐와 계약을 이룬다.

그녀의 통산 네 번째 작품이자 노르웨이어로 불리운 최초의 앨범인 BREVET는 그 동안의 음악적 경험과 자신의 의지가 투영된 수작(修作)으로, 앨범 타이틀이 의미하는 것처럼 ____편지____에 관한 여러 상념과 느낌들을 여러 측면에서 표현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자국의 포크에 기반한 아름다운 선율 위로 흐르는 팝적인 세련미가 돋보이며, 재즈적인 감성을 엿볼 수 있는 곡들도 어김없이 포함된다. 무엇보다도 돋보이는 곡은 타이틀 곡인 Brevet인데, 샤데이(Sade)나 시네이드 오코너(Sinead O____Connor)풍의 끈끈한, 그러나 투명한 하늘처럼 맑은 서정성이 담긴 그녀의 목소리를 타고 흐르는 피아노의 선율과 주 멜로디는 단숨에 듣는 이를 끌어당기는 매력을 지닌다. 때론 고즈넉한 속삭임으로, 때론 흥에 겨운 아이와 같은 재잘거림으로, 또 때론 호수 같은 해맑음으로 자신의 내면을 표출해내는 그녀의 음색(音色)은 마치 꿈결에서 들려오는 듯하다. 앨범의 유일한 연주곡인 Pappas vals에서 들을 수 있는 잔잔한 피아노 연주와 스트링의 조화는 미적(美的) 카타르시스의 극치를 보여준다.

노래와 작곡 외에 여러 예술 분야에서 재능을 드러내는 그녀는 뛰어난 사진작가이기도 하다. 점토 공예, 그림, 조각, 콜라주 등을 이용한 그녀의 작품들 역시 많은 이들로부터 극찬을 받았으며 런던, 오슬로, 도쿄 등지에서의 전시회를 성황리에 끝내기도 했다. 예쁜 디지팩으로 제작된 이 앨범의 커버와 부클릿에는 몇몇 곡들의 이미지를 나타내는 그녀의 사진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그녀는 최근작 Hjemmefra에서 8명으로 구성된 남성 보컬 그룹을 기용하여 자신의 탁월한 목소리로 이루어진 풍경을 그려내고 있다.

1. Brevet (편지)
2. Nar Hun Skal Hjem (그녀가 집으로 갈때)
3. Danse Danse (춤을 춰요)
4. Sanaer Sanear (가까이 좀더 가까이)
5. Ga En Annen Vei (다른 길을 걸으며)
6. En Og En (하나 또하나)
7. Mork Morgen (어두운 아침)
8. Gamle Venn (옛 친구)
9. Hjem (집)
10. Et Eller Annet Sted (어딘가에)
11. Natisang (Night Song)
12. Pappas Vals (아버지의 왈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