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삶'의 장면을 '음악'으로 담아낸 두 남자의 13편의 단편영화. 하이브리드 어쿠스틱 힙합듀오 '순자와춘희' 첫번째 음반 [동시상영]
2007 대학가요제에서 금,은상을 나란히 수상한 ‘어쿠스틱브라더스’의 이승환과 ‘택시타라임즈’의 안태훈이 하이브리드 어쿠스틱 힙합듀오 ‘순자와춘희’라는 팀명으로 2012년 새로운 음악행보를 시작한다. ‘설마 엄마 이름에 심하게 악플을 달까 싶어서’ 두 사람의 어머니의 이름을 딴 ‘순자와춘희’이란 팀명은 다소 촌스럽지만 어쿠스틱 기타와 랩이 블루스, 보사노바, 재즈, 컨트리, 포크, 락 등 다양한 장르에 얹어져 색다른 장르로 탄생한 이들의 음악은 전혀 촌스럽지 않다. 오히려 트랜드 따라 ‘찍어낸’ 사운드에 지친 대중음악 리스너들의 귀를 신선한 즐거움으로 채우기에 충분하다. 작사, 작곡, 편곡, 믹싱까지 다른 누구의 손을 거치지 않은 순도 99.9%의 음악 13곡이 정규앨범에 빼곡히 들어 있다. 점차 디지털화 되어가는 음악시장에 정규앨범을 CD로 내놓는 신인답지 않은(?) 무모함과 고집스러움은 이들의 음악에 대한 자존심이자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하다.
따뜻하게 마음을 울리는 어쿠스틱 기타와 담담하게 이야기를 하는듯한 랩은 마치 아날로그 캠코더로 찍은 단편 영화들을 보는 기분이 들게 한다. 자신들이 겪어온 사랑과 삶의 순간들을 담은 가사는 머릿속에 장면들이 그대로 연상될 만큼 섬세하다. 타이틀곡 <엄마의 노래>는 사랑을 하며, 음악을 하며 살아가면서 피부로 느끼는 힘든 현실 속에서 주저앉는 그들의 마음을 일으켜 세우고 다시 노래하게 하는 ‘엄마’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 잘 드러나 있다.
자작곡답게 자신들의 진심이 솔직하게 담겨진 이번 앨범을 다 듣고 나면, 이 두 남자와 소주 한잔 마시며 오래도록 이야기를 나눈 친구와 같은 기분이 들 것이다. 오랜 친구와 술 한잔하며 진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질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