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밴드에게서도 느낄 수 없는 감성의 선을 지닌 nell! 넬은 모던락 장르 중에서도 어느 밴드에게서도 찾을 수 없는 고유한 색깔을 지닌 밴드로 전곡을 작사•작곡하는 김종완이 보컬과 기타를, 이재경이 기타, 이정훈이 베이스, 정재원이 드럼을 각각 맡고 있으며, 이번 앨범 역시 전곡의 프로듀싱, 연주, 레코딩, 엔지니어링 등을 모두 넬이 직접 담당하였으며 주목할만한 점은 앨범의 executive producer를 서태지가 맡았다는 점이다. 서태지는 넬의 음악적 역량에 대한 확신과 애정을 토대로 자신이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앨범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작업 전반에 걸쳐 조언자 역할을 하였다.
이번 앨범의 전체를 관통하는 맑은 슬픔과 서정미는 넬만의 고유한 코드이다. 인간관계 속에서 경험하게 되는 수많은 감정들을 넬만의 서정적인 단어들로 아름답게 표현한 가사, 그리고 절제로 일관되다가 어느 순간 거침없이 쏟아놓는 보컬의 음색은 이내 듣는 이로 하여금 아픈 감정선을 건드리고야 말게 한다. 타이틀곡인 stay는 초여름날 새벽 여리게 내리는 비를 연상시키는, 아름답지만 안타까움이 묻어나는 곡으로 경쾌한 템포와 맑은 기타 사운드, 따뜻하고 서정적인 멜로디는 슬프고 절박한 가사와는 대조를 이루며 그 깊이를 더해준다.
상처 받은 내면의 고통을 자학하듯 쏟아내는 ‘인어의 별’, 제어할 수 없는 자신의 감정에 대하여 stay와는 대조적으로 표현한 `미련에게`, 은은하게 슬픔을 묘사하며 인트로 사운드가 인상적인 `고양이` 등은 타이틀곡만으로는 이 앨범의 전체를 평가할 수 없음을 일깨워준다. 또한 다이나믹한 구성의 `믿어선 안될 말`, 몽환적인 이상향을 표현한 `Eden` 등은 기출시곡 중 멤버들이 가장 아끼는 곡을 리메이크한 것으로 본래 곡이 의도한 느낌을 더욱 충실하게 살려 완성한 매니아적인 대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