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송라이터, 이수진 신보
이수진2_바.라.보.다.
쉼표 같은, 시선.
2008년 ‘이수진1’ 이후 오랜만에 2집 앨범을 들고 돌아온 가수 이.수.진.
삶과 음악에 대해 의식 있는 인디뮤지션들이 그러하듯 그녀도 오랫동안 다양한 공간 특히, 거리와 광장에서 사람들에게 위로와 응원이 되는 노래를 불러왔다. 그런 그녀가 다시금 자신의 음악과 사람들과의 관계를 돌아보며, 삶에 대해 쉼표와 같은 시선을 담고 있는 2집 ‘바라보다’를 2013년 11월 선보인다. 목소리는 작고 낮아졌지만 깊이는 한층 더해졌다.
찬바람 불 땐, 어쿠스틱 그리고 또 어쿠스틱.
‘이수진2_바라보다’는 어쿠스틱 사운드로 가득하다. 블루스, 보사노바, 펑크, 발라드까지 그녀가 그동안 마음속에 담아왔던 스타일의 곡들을 어쿠스틱 기타를 중심으로 풀어냈는데 그만큼 곡을 만들고 음반을 완성해가는 모든 과정에서 가급적 힘을 빼고, 욕심은 덜어내고, 진심은 담아내고자 노력했다.
타이틀곡인 ‘그댄 나에게’는 비가 오나 눈이오나 삶과 거리에서 자신의 공연을 바라봐주는 소중한 사람들에 관한 느낌을 1집에서 주목받았던 ‘나는 영등포공원을 걸었어’, ‘다시 오는 봄’에서의 보컬스타일을 되살려 ‘평화로운 전사’와 함께 매력적인 허스키보이스로 해석했다.
이야기(Narrative)가 담겨있는 ‘파지 줍는 아저씨’, ‘아홉 켤레 구두’는 내용은 진지하지만 무겁지 않은 편곡으로 흥겨움을 느낄 수 있고, ‘너에게 물들어’, ‘나의 오마니’는 어쿠스틱 기타리프를 통해 감각적이면서 밝은 분위기로 바운스 리듬을 살려냈다. ‘사랑 참, 좋다’, ‘석양을 보다가’의 발라드 곡은 음반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깊이 있게 받쳐주며 잔잔하게 감성을 불러일으킨다.
새로운 시작, 다시 바라보는 일.
어깨에 힘을 빼고 자신을 인정하는 순간, 그녀에게 찾아온 새로운 시선은 세상과 사람, 사람과 사물을 이전과는 다르게 바라보도록 이끌었다. 새 음반을 위한 긴 고민의 시간을 통해 그녀는 다시금 자신의 목소리를 듣기 시작했고, 삶을 이끌어주는 알 수 없는 힘에 대해 느끼게 되었다. 사소하지만 보고 느꼈던 것들을 잊어버리지 않고 기록하고 다시 그것들의 의미를 발견해가는 과정을 통해 세상과 사람들에 대한 애틋함은 더해졌다.
노래의 길은 더 가까이 다가가 바라보고자하는 노력이고 끊임없이 자신의 마음속 소리를 들으며 걸어가는 길임을 다시 깨닫게 된 것이다. 서로의 따스함이 필요한 때에 ‘자세히 봐야 이쁘고,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는 말을 채득한 가수 이수진의 음악이 우리에게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