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의 최고 성자 밀라레파(Milarepa)의 깨달음이 담긴 ‘십만송(十萬頌)’을 티베트의 국민 여가수 겔상 추키가 노래한 역작! 타라 보살이 현신한 듯, 겔상 추키가 한없는 사랑과 자비의 목소리로 부르는 이 귀하디 귀한 <십만송>의 노래들은 그 자체만으로 이미 부처님의 가르침인 불법(佛法)이다. 차분히 이를 음미하기만 해도 저절로 공덕을 쌓을 수 있다. 본 앨범은 ‘심오한 티베트 불교의 정수를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밀라레파 성자의 가르침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는 찬사를 받고 있으며, “성자 마르파” 등 총 7곡이 수록되어 있다. 밀라레파는 900여 년이라는 그 기나긴 세월 속에서도 변함없이 <십만송>의 귀한 가르침을 전하고 있다.
이번 겔상 추키의 4집은 밀라레파가 삶의 고비 때마다 지은 노래를 수록하고 있다. 앨범에 나오는 가사는 밀라레파의 깨달음의 요체인 십만송(The One Thousand of Milarepa, 십만도가, 十萬道歌)에서 발췌된 것이다. 특히, 티베트 불교에서 오랫동안 읽혀지고 불려졌던 노래가 깨달음을 얻은 성자의 가르침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티베트 불교의 대표적인 여성가수 겔상 추키는 달라이 라마로부터 ‘타라(Tara) 보살이 현신한 듯 한없는 사랑과 자비가 담긴 목소리를 지니고 있다’라는 극찬을 받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불안한 마음을 보듬어 주는 듯한 그녀의 목소리는 마치 극락정토에 사는 새들의 지저귐처럼 기쁨과 평화, 순수한 믿음을 안겨다 준다.
행동하는 불법(佛法)을 상징하는 밀라레파는 평생 다르마(Dharma)을 수련했는데, 뼈를 깎는 고행과 수행을 통해 귀한 깨달음을 얻었으며 이론보다 실천과 수행을 중시했다. 그의 삶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들의 심금을 울리는 드라마틱한 역사 서사시와 같다. 다른 성자들과 달리, 단 한번의 생애 동안에 혹독한 고행수도를 통해 깨달음의 최고 경지에 오른 티베트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성취자요, 현재까지 티베트 최고의 성자이자 시인으로 추앙 받고 있다. 그의 깨달음을 모은 <십만송>은 탄트라 노래 모음집으로 후세에 전해져 널리 사랑을 받고 있다. 부처가 주는 가르침의 본질을 노래하고 있으며, 수행자의 삶에 있어서의 고된 노동과 한없는 기쁨뿐만 아니라 수도생활을 했던 암자의 주변 환경 등에 대한 것도 담겨져 있다.
♥ 수록곡 해설
1. Lhodrak Marpa(낙찰마이파, 洛扎馬爾巴) – 성자 마르파
밀라레파가 스승인 마르파를 통해 부처님과 인연을 맺게 되고, 스승님의 가호아래 수행에 정진하게 된 은덕을 표현한 노래이다. 피아노, 대나무 피리와 타악기 등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선율을 따라 겔상 추키가 부르는 아주 높고도 긴 소리가 숨이 넘어 갈듯이 여린듯하지만 끊어지지 않게 부르는 겔상 추키만의 전형적인 티베트 전통창법을 느낄 수 있다. 타라 보살이 현신한 듯 우리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그녀의 목소리는 품속처럼 따스하고 평온하며 한없는 사랑과 자비가 되어 우리들 마음속 번뇌를 씻어내고 집착에서 벗어나게 해줄 것이다.
2. Jey Mikyod Dorje Chang (존승불동금강지, 尊勝不動金剛持) - 본초불(本初佛)께 미치지 못하네
밀라레파가 정법(正法)을 닦고 해탈을 구하는 수행정진 중에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스승님 마르파께서 밀라레파 자신의 마음속에서 붙잡아주도록 간구하며 부르는 노래로 겔상 추키가 염불을 독송하듯이 노래하고 있다. 티베트어로 도르제창(Dorje Chang)은 대승불교의 몇몇 종파에서 말하는 최초의 부처로 아디 붓다(Adi-Buddha, 본초불, 本初佛)라고 한다.
3. Jey Lamei Ku(기도존자 상사신, 祈禱尊者 上師身) - 성자이신 스승님께 간청하노니
밀라레파는 평생을 암굴 속에서 거적 한 장을 걸치고 수행과 명상에 전념하는 운둔 생활과 자신이 깨달은 바를 중생의 교화를 위해 힘을 썼으며, 세수 84살의 나이로 츄바르의 동굴에서 입적하였듯이 고행과 수행 정진하는 삶의 족함을 노래하고 있다. 겔상 추키가 악기반주 없이 오직 육성으로만 노래하고 있는데, 그녀의 숨소리 마저 들리며 오히려 순수하고 정갈한 목소리에서 신성함을 느끼게 한다.
4. Om Ami Dewa Hri(아미타불심주, 阿彌陀佛心咒) – 아미타불 심주
한없는 광명의 부처님 아미타불(阿彌陀佛, Amitabha, Aparmita, Amitayus)께 귀의하는 만트라이다. 아미타불의 큰 자비와 큰 원력에 의지하여 중생들의 행복과 영가의 왕생극락을 기원하는 진언(眞言)이다. 겔상 추키가 잔잔한 피아노 선율에 맞춰 아미타불이 현신한 듯 자비로운 목소리로 나지막이 읊조리듯 부르고 있다. 아미타불의 원력을 믿고 항상 마음속에 새기며 진심으로 이 진언을 송념(誦念)하면 모든 재앙과 각종 질병이 물러가며, 명이 다해 죽음에 이르면 아미타불께서 극락왕생으로 인도하여 극락에서 태어난다고 한다.
5. Instrumental (옹 아미득와 사이,
嗡 阿彌得瓦 舍以) – 연주곡
간주곡(間奏曲)으로 바이올린 연주곡이다.
6. Chenrey Zig Soldeb (대비관세음기청문, 大悲觀世音祈請文) - 대자대비하신 관세음기도문
이 노래는 티베트의 33대왕 송첸감포(Songtsan Gampo: 581~649)가 지은 문집에서 발췌한 가사에 쿠쇼 도르지 왕축 라(Kusho Dorjee Wangchuck La)가 곡을 붙였다. 대자대비하신 관세음보살님께 간구하는 기도문으로 겔상 추키가 악기반주 없이 오직 목소리로 부른 곡이다. 티베트어로 첸레식(Chenrey Zig, Chenrezig)는 자비의 어머니인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 Avalokitesvara Bodhisattva, 아발로키테스바라 보디사트바)을 말하며, 일체중생을 이익 되게 하고 안락하게 하리라는 서원을 발하여 천 개의 손과 천 개의 눈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7. Drinchen Marpa (은사 마이파, 恩師馬爾巴) – 은혜로운 마르파 스승님
밀라레파가 고향으로 떠날 때 마르파 부인이 밀라레파가 계속 수행에 매진하고 내생에서 다시 만나기를 기원하며 부른 노래이다. 인도의 라가(Raga)풍의 곡으로 리듬악기의 그루브와 현악기 선율이 돋보이며, 겔상 추키가 여러 악기선율이 어우러진 반주에 맞춰 노래하고 있다. 마르파의 부인 다그메마(Dagmedma)가 두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 밀라레파에게 감로를 건네며 내생에서 다시 만나자며 이 노래를 불렀는데, 그녀의 눈에서 떨어지는 눈물은 마르지 않는 샘처럼 계속해서 흘러내렸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