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결성 4년 차, 확고하고 단단한 색깔을 지닌 밴드로 자리매김한 ‘홀로그램 필름’이 새로운 EP [Cosmic Color]를 발표했다. 등장과 함께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며 선보인 여러 장의 싱글과 EP 끝에 나온 2014년 정규앨범 [INTO THE WILD] 이후 올 여름 싱글 [All About]을 거쳐 이번 앨범은 ‘홀로그램 필름’의 통산 세 번째 EP 이다.
지난 6월, 절제된 악기들의 사용과 전에 없던 차분함으로 팬들을 놀라게 했던 싱글 [All About]의 감성을 꺼뜨리지 않은 채 홀로그램 필름 고유의 록을 기반으로 한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담고 있는 다섯 곡은 기존의 마니아들과 새로운 청취자들의 귀를 만족시키기에 충분하다. 네 명의 멤버가 모여 하나의 음악을 완성시키듯 각자 다른 네 가지 색깔이 겹친 듯 걸쳐있는 커버이미지 또한 ‘Cosmic Color’를 형상화하고 있다.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일관된 느낌을 잃지 않으면서도 각 곡의 색깔은 또렷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나타내고 있다. 기억 속의 바다를 연상시키는 ‘Beautiful Ocean’으로 시작해 절제된 감정의 보컬이 인상적인 ‘아무데도 가고 싶지 않았다’, 어둡지 않은 목소리로 잊혀가는 순수함을 그리워하는 ‘Virgin Forest’, 맑은 기타 리프가 두드러지는 ‘Higher’에 이어 스무 살의 설레던 느낌을 고스란히 담아낸 ‘20’까지 트랙리스트는 서서히 고조되어 하나의 긴 이야기를 보여준다. 과거에 대한 아련함과 미래에 대한 막연함, 그리고 그간의 설렘 등 멤버들의 이야기로 채운 가사들은 현재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도 하다.
이번 앨범에서는 사운드에 대한 홀로그램 필름의 욕심도 빼놓을 수 없다. 레드제플린, 비틀즈, 아델 등과 함께한 스튜디오인 영국 ‘메트로폴리스’에서 마스터링을 맡아 마지막 완성도를 높였다.
홀로그램 필름은 이번 EP 활동을 마친 후 잠시 휴식기를 가질 예정이다. 그만큼 더 신경 썼을 이번 작업물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지난 앨범들의 발자취와 앞으로 나올 앨범들의 방향 사이에 놓인 다리로만 생각하기엔 그 완성도가 상당하다. 계속해서 성장해나가는 이들의 새로운 앨범을 들으며 앞으로의 활약을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1. Beautiful Ocean
2. 아무데도 가고 싶지 않았다
3. Virgin Forest
4. Higher
5. 20 (Feat. Beatrap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