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디마마, 뭄바트랩, 그리고 ‘조연희’라는 이름
한국의 인디 1세대 중 흔치 않은 여성 록밴드였던 헤디마마(Heady Mama)는, 2003년 앨범
첫 앨범으로부터는 12년, 직전 앨범으로부터는 8년이 지났다. 헤디마마와 뭄바트랩을 거치는 동안 수많은 음악적 실험은 물론 그 자신, 삶의 다양한 경험을 통해 한층 성숙해진 조연희가 2015년 가을, 비로소 온전히 자신의 이름을 내건 첫 정규앨범
부산, 여성, 청춘이라는 세 키워드
모두 9곡이 담긴 이번 앨범에는 우선 부산이라는 지역성, 여성으로서의 성적 정체성, 그리고 뮤지션이자 한 인간으로서 겪었던 청춘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가 혼재한다. 이미 조연희는 데뷔할 때부터 당시 일반적인 여성뮤지션이나 밴드들이 들려주던 상큼하거나 절제된 모던 록 경향의 음악과는 궤를 달리하며, 오히려 어둠과 혼란을 그대로 껴안으면서도 마침내 중심을 잡고 자신을 지키겠다는 듯 단단하고 묘한 매력을 가진 음악들을 선보여 왔다. 헤디마마와 뭄바트랩이란 이름으로 선보인 그 음악들은 여전히 그녀 음악의 베이스다. 하지만 이제 그녀는, 여기에 일상을 살아가며 겪고 느꼈던 솔직한 고민과 내밀한 감정들을 담백하게 담아 우리에게 건넨다. 가만히 눈을 감고 듣다 보면 하나하나의 곡이 그대로 하나하나의 회화가 되어 눈앞에서 어떤 이미지로 말을 걸어온다.
세계적인 뮤지션들과 함께 일본에서 진행한 녹음 과정
조연희는 이번 앨범에서 작사, 작곡, 편곡은 물론 프로듀싱까지 모두 도맡아 진행했다. 일본에서 일주일 동안 진행된 녹음 과정에는 밴드 Time Experience 의 연주자들이 세션으로 참여했다. 재즈 싱어송라이터 위나(wina)의 앨범에도 연주와 프로듀서로 참여했던 이들은 2015년 초, Jeff Beck 의 투어멤버 기타리스트가 사장으로 재직 중인 영국의 독립레이블 MGP Records 와 계약하여 앨범을 발매해 국제적 활동을 시작한 실력파 뮤지션들이다. 특히 멤버들 중 드러머이자 프로듀서인 시게키 오쿠보(Shigeki Ocubo)가 앨범의 믹스와 마스터링을 맡기도 했다.
살랑살랑 불어가는 바람처럼, 압도하기보다는 편안하게
- 장현정(작가, 사회학자, 록밴드 앤Ann 보컬)
1. 저 산은
2. 그대와 나의 멜로디
3. 오늘밤은 이럴까봐
4. 살랑살랑
5. SAUDADE
6. 언덕
7. 참을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8. 풀어가요
9. HIGHW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