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은 혹독할수록 별은 더 빛난다.
혹독한 추위가 우주의 기운을 덮어버리는 겨울밤, 그 겨울의 밤하늘을 올려다본 적 있으세요? 그렇게 혹독하게 차가운 겨울밤의 별은 유난히 더 반짝입니다. "G 루카치"는 "소설의 이론"에서 "별이 총총한 하늘이, 가야만 하는 길의 지도인 시대, 별빛이 그 길을 훤히 밝혀주는 시대는 복되도다." 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 한 명의 “기타리스트”가 있습니다. 혹독한 겨울밤보다 더 잔혹한 한국의 음악 세상에서 우리의 음악이 나아가야 할 길을 밝혀 주고 있는, 어찌 보면 이런 혹독한 추위의 음악세상이기에 더욱 더 별빛을 발하는 기타리스트 최희선. 그가 드디어 새 앨범으로 우리 음악이 나아가야 할 길의 지도를 제시해 주고 있습니다.
“나는 기타리스트다.”
Jimi Hendrix 부터 시작되어온 일렉트릭 기타의 역사... 우리가 아직도 그 시대를 기억하고 추억하는 것은 그때는 뭘 해야 할지 명확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이미 모든 것이 시작과 동시에 완성이 되었고, 지금 이 시대 기타리스트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기타리스트는 자신의 기타에 영혼을 담아 소리를 만들어 내야만 합니다. 그것은 기타리스트의 숙명이며, 존재 이유입니다.
최희선은 기타리스트이기 때문에 그 숙명을 가지고 있고, 기타리스트이기 때문에 자신의 영혼을 기타에 담아 뿜어냅니다.. 그는 자신의 존재 이유인 기타리스트로서 꿈을 가지고 있고, 참아왔던 자신의 분노로 꿈틀대고 있습니다. 악에 받쳐 소리칩니다.. “나는 기타리스트다!”
자! 이제 서론은 여기서 잠시 접어두고, 어서 "기타리스트 최희선”은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들어봅시다.
01. Finger Dance: 1번 트랙을 플레이 시키자마자 당신은 놀랄 것입니다. 터져 나오는 리프, 그리고 제목 그대로 손가락이 현란하게 춤을 추고 있습니다.
강하고도 정교한 리프에 맞춰 머리를 흔들고 몸을 들썩이면 그걸로 끝! “나는 기타리스트야!” 라고 그는 소리치고 있습니다.
02. 나비: ‘나비가 경쾌한 날갯짓을 하며 날아온다. 그의 기타 리듬에 맞춰...’ 아기자기한 나비 날갯짓 같은 리듬이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육중한 사운드를 자랑합니다. 블루지한 음계와 락킹한 리듬 라인 Wha-Wha 페달을 입은 솔로 라인을 듣고 있자니 “나는야 지옥에서 온 나빌레라"
03. Highway Sprint: 헉헉, 숨이 끝까지 차오릅니다. 누가 뒤에서 제 엉덩이를 걷어차고 있군요. 숨을 몰아칠 정도로 락킹한 리프는 터져 나오고 환상적인 솔로는 멈출 줄을 모릅니다. “미간을 찡그리고, 입술을 쭉 내민 채 우리 같이 머리를 흔들어요. 이보다 강렬할 수 있을까요? 숨이 멎을 때까지 달릴 준비 됐나요?”
04. Maniac: 소위 말하는 “칼박”이 너무나 돋보이는 곡입니다. 타이트한 리듬 사이에 어떠한 틈도 보이질 않습니다. 기타리스트 최희선의 “완벽함에 대한 광적인 집착(Maniac)”이 극명히 드러납니다. 기타리스트로서의 완벽함에 대한 광적인 집착... 그래서 Maniac 이란 곡의 제목을 이번 앨범의 타이틀로 한 게 아닐까요?
05. Sweet Love: 너무 슬프고 아름답지만, 한편으론 너무나 뜨거운 발라드 연주곡입니다. 생각해 보니 그런 거 같네요. 예쁜 사랑은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이라는 것.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처럼 너무나 예뻤지만 결국 비극으로 끝나버린 사랑, 그렇게 비극으로 끝난 사랑에 대한 뜨거운 분노가 느껴집니다.
06. 三白City: 기타리스트 최희선이 나고 자란 곳에 관한 연주곡입니다. 최희선의 고향은 여름밤이면 락앤롤 리듬이 흘러나오는 아름다운 도시입니다. 그곳에 대한 사랑을 흥겹고 아름다운 연주에 담아내었습니다.
07.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 희망에는 두 종류의 얼굴이 있습니다. 이루어질 수 있는 “아름다운 희망”과 이루어질 수 없는 “슬픈 희망”...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희망가는 어떤 모습일까요? 힘든 삶의 무게를 지고 살아가는 모두에게 바치는 아름다운 연주입니다. 마치 아름다운 트럼펫 소리같이 느껴지는 기타 소리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의 희망을 연주하고 있습니다.
08. Party: 차분하면서도 가볍게 어깨를 들썩 일 수 있는 곡입니다. 남미의 어느 야외 파티장에서 쿠바산 고급 럼주에 초록빛 라임과 애플민트를 넣은 칵테일을 들고 있는 기분이랄까요? 남미의 정취가 물씬 풍기면서도 톡톡 터지는 그의 기타 소리가 마치 잔을 타고 흘러내리는 얼음 조각 같군요.
09. 기억해요(Pray For Korea): “어른들의 잘못으로 희생된 어린 꽃들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뿐이구나.” 최희선은 어린 꽃들에 대한 죄스런 마음과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는 사실에 대한 분노를 장엄한 Requiem에 담아내었습니다. 이렇게 그는 어린 꽃들에 대한 진중한 마음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마칩니다.
기타리스트 최희선의 소리는 순수합니다.
최희선의 기타 소리는 정직하고 순수합니다. 거짓이 없습니다. 낡은 진공관 앰프와 기타, 그리고 몇 개의 페달만으로 과거 영웅들이 그들의 이야기를 펼친 것처럼 그도 그들과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낸 순수한 열정의 소리로 자신의 이야기를 펼쳐냅니다. 어쩌면 이 한 장의 앨범은 과거의 별이 된 영웅들에게 바치는 헌사이며, 도전장일지도 모릅니다.
기타리스트 최희선의 어느 평범한 Maniac이 올림.
1. Dancing Fingers
2. 나비
3. Highway Sprint
4. Maniac
5. Sweetest Love
6. 三白City
7.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
8. Party
9. Pray for 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