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K 소울의 초신성 샘파(Sampha)의 데뷔작 [Process]
#드레이크, 칸예 웨스트, 프랭크 오션, 솔란지의 프로듀서 출신 싱어송라이터
# 2017.07.30 홀리데이 랜드 페스티벌 내한 확정
첫 싱글 '(No One Knows Me) Like The Piano', 칸예 웨스트 참여 싱글 Timmy’s Player 등 10곡 수록
Exclaim, Complex, SPIN 선정 2017 상반기 올해의 앨범
5/5 The Skinny 4.5/5 AllMusic, Exclaim! 8.6/10 Pitchfork
4/5 NME, The Guardian, Rolling Stone, DIY, Mojo, The Independent
듣는 이의 가슴을 부드럽게 불태우는 노래들을 만들고 또한 불러온 샘파(Sampha)의 등장은 마치 제임스 블레이크(James Blake)가 처음 씬에 모습을 드러냈을 당시 분위기를 데자뷔 시켜냈다.
그러니까 젊고 내성적인 재능이 발현되는 와중 주변 아티스트들이 이 신예를 주목하고 자신의 작업에 끌어들여내려 했다는 점에서 그랬다.
10대 초반이라는 젊은 나이부터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아 올려나간 그는 어딘가 슬픈 겨울 하늘에 어울리는 분위기의 노래들을 마치 검은 샘 스미스(Sam Smith)처럼 불렀다.
대놓고 중후한 편은 아니지만 그의 목소리에는 나이에 걸맞지 않는 어떤 깊이가 감지되곤 했다.
2010년에 발표한 [Sundanza] EP, 그리고 2013년에 내놓은 [Dual] EP 모두 괜찮은 호응을 얻어냈지만 무엇보다 다른 여느 톱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을 통해 본격적으로 수면위로 떠올랐다.
샘파가 처음 주목 받았던 것은 SBTRKT의 데뷔작에 참여하면서부터였다. 이후 칸예 웨스트(Kanye West)의 화제작 [The Life of Pablo]에 수록된 'Saint Pablo',
프랭크 오션(Frank Ocean)과 함께한 'Alabama', 그리고 작년 한 해를 가장 뜨겁게 달궜던 뮤지션 솔란지(Solange)의 곡 'Don't Touch My Hair'에 각각 피쳐링하면서
현재 가장 중요한 아티스트들의 앨범에서 그 이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자연히 전세계가 이 신비로운 신예 R&B 아티스트의 행보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샘파와는 레이블 메이트이기도 한 엑스엑스(The xx)의 제이미 xx(Jamie xx)의 경우에도 샘파의 EP에 수록된 'Indecision'을 라디오에서 플레이하면서 그를 적극적으로 지원사격 해왔다.
실제로 샘파는 엑스엑스의 공연에서 오프닝을 담당하기도 했던 바 있다. 제이미 xx가 드레이크(Drake)의 곡을 프로듀스 하기도 했는데,
샘파 역시 드레이크의 싱글 'Too Much', 그리고 'The Motion'을 작업해냈다. 제시 웨어(Jessie Ware)와의 듀엣 곡 'Valentine'의 비디오 또한 270만 회의 조회수를 달성하면서 이 열기에 기름을 부었다.
아직 풀 랭스 정규 앨범이 출시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샘파의 멋진 목소리는 이미 수많은 이들에게 익숙한 것이 됐다.
현재 가장 주목 받는 재능을 응축시켜낸 내성적인 데뷔작 [Process]
수많은 음악 팬들, 그리고 뮤지션들이 기다려온 대망의 데뷔 앨범 [Process]의 뚜껑이 열렸다. 보컬로써의 그의 재능은 물론 프로듀서, 작곡가로서의 탁월한 감각 또한
본 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앨범에는 엑스엑스와 오랫동안 일해온 로디 맥도날드(Rodaidh McDonald)가 공동 프로듀서로써 합류해냈다.
대표 싱글 소개
'(No One Knows Me) Like The Piano'
자신의 어머니의 죽음과 마주한 경험, 그리고 감정이 짙게 반영된 '(No One Knows Me) Like The Piano'는 본 앨범을 대표하는 트랙이라 할만하다.
이는 샘파가 3살 무렵부터 연주했던, 그의 음악적 재능이 피어나는 데에 막대한 영향을 준 피아노에게 바치는 노래이기도 하다.
이 아름답고 감성적인 곡은 듣는 사람의 마음 속에 깊숙이 잠식해 들어갔다. 업라이트 피아노 한대를 바탕으로 전개되며,
그는 [투나잇 쇼]에 출연해서도 뮤직비디오에서처럼 홀로 피아노 앞에 앉아 퍼포먼스를 전개해나갔다. 이는 웹진 피치포크(Pitchfork)의 '베스트 뉴 트랙'에 선정되기도 했다.
'Incomplete Kisses'의 경우엔 반대로 오래 전에 사망한 자신의 아버지를 위한 곡이라 한다. '(No One Knows Me) Like The Piano'과는 대조적으로 선명하고 호화로우면서도 탄력 넘치는 전개가 돋보인다.
'Timmy's Prayer'
이번 앨범 수록곡 중 최초로 공개된 'Timmy's Prayer'가 작년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샘파의 새 앨범에 대한 이목이 집중됐다. 섬세하면서도 소울풀한 그루브감으로 가득한 트랙으로
심플하면서도 투명한 보컬로 마감됐다. 제목에도 언급되어 있지만 티미 토마스(Timmy Thomas)의 'The Coldest Days of My Life'를 샘플링해내고 있는 곡으로, 칸예 웨스트와 함께 작업해낸 결과물이다.
'Blood On Me'
심플한 카우벨과 힙합 비트로 이루어진 'Blood On Me' 역시 앨범 발매 이전에 미리 공개됐다.
리드미컬한 비트 사이로 감성적인 샘파의 보컬이 어우러져 묘한 추진력과 긴장감을 동시에 지닌 트랙으로 완성됐다.
혼란스러운 가운데에 신선한 기운으로 가득한 인트로 'Plastic 100C'로 앨범이 전개된다.
아프리카 전통 현악기인 코라가 이국적인 맛을 더하는 'Kora Sings'의 스피디한 구성 또한 그의 표현의 다양함을 증명해내고 있다. 역 재생된 소스들을 자신만의 질서로 재정비해낸 'Reverse Faults',
그리고 스스로의 목소리들을 다중으로 루핑시켜낸 'Under'에서도 다분히 진취적 성향이 두드러진다.
'Take Me Inside' 같이 피아노 중심의 곡들에서 유독 담담한 온기가 감지된다. 투명한 기분을 선사하는 'What Shouldn't I Be'의 경우에는 프랭크 오션 팬이라면 쉽게 빠져들게 될 것이다.
그의 섬세하고 내성적인 목소리는 이런 조용한 트랙들에서 더욱 두드러지곤 한다.
샘파 스스로의 인생의 다음 단계로 진행해가는 과정을 담은 작품이다. 이는 다분히 사적인 형태로 스스로의 감정을 정리하는 결과물이 됐다.
우리는 이 소리의 떨림을 통해 샘파의 감정의 흐름을 고스란히 추적해낼 수 있었다. 음악적으로는 제임스 블레이크와 샘 스미스에 흑인음악 특유의 엣센스를 더해낸 작품처럼 인식되곤 한다.
역으로 흑인 가수로써의 바운더리를 넘어서는 확고한 개성 또한 존재한다. 여러모로 올해 가장 빛나는 R&B 레코드임에는 틀림이 없다.
샘파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빈 공간에서 보컬이 가장 적절하게 울려 퍼지는 지점을 파악해내는 본능이다. 이는 결핍되어있다는 느낌 보다는 더욱 적나라한 자기고백적 형태로써 감지되곤 하며,
음악을 듣는 청취자 또한 마음을 숨기지 않을 것을 권유하는 듯한 기분을 선사한다. 서늘한 새벽 3시 무렵 피부에 느껴지는 낯선 온기처럼 기묘한 분위기의 보컬이 안타깝게 가슴을 조여온다.
앨범이 자아내는 저항하기 힘든 금욕적인 분위기가 내내 유지되는 가운데 무심결에 몇 번을 다시 돌려 듣게 된다.
1. Plastic 100°C
2. Blood on Me
3. Kora Sings
4. (No One Knows Me) Like the Piano
5. Take Me Inside
6. Reverse Faults
7. Under
8. Timmy's Prayer
9. Incomplete Kisses
10. What Shouldn't I 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