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시드, 힙합, R&B, 퓨전이 결합된 한국 음악계가 주목하는 최고의 앨범 지나 / Ginagram
팝음반이라고 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세련되고 자유스러운 그루브, 흑인 보컬리스트와 힙합 래퍼의 파워풀한 사운드. 김민기 원곡의 '봉우리'의 재즈펑크 적이고 모던한 해석, 팝적인 세련된 그루부의 'Don't Give In' 등 수록
+ 참여뮤지션 : 윤상, 이상민 (긱스), 샘 키닝거, 타이거 오코시, 코리아나 루이스, 브라이언 엘리스 등
+ 녹음, 믹시으 마스터링을 뉴욕과 보스턴에서 완성한 최고의 사운드
뛰어난 상상력의 현대적인 사운드
땅 속에 머리를 박고 음악을 듣고 있는 여인이 담긴 의 커버 이미지에서 앨범에 대한 많은 것들을 읽을 수 있다. 커버처럼 지나(GINA)의 음악적 상상력은 정말이지 대단하다. 그 상상들이 음악으로 현실화된 결과도 만족스럽다. 굳이 나누자면 애시드 재즈의 범주 안에 포함시킬 수 있겠지만, 그녀는 이 억지스러운 분류를 무색하게 할 만큼 독특한 사운드를 만들어내고 있다. 각 악기들은 현대적인 음색을 뿜어내고 있는데, 이들이 하나의 앙상블을 이루었을 때는 커버의 빛바랜 색처럼 복고적인 분위기를 자아낼 때가 많은데 이는 모두 그녀의 상상과 이를 뒷받침하는 치밀함에서 나온 결과가 아닐까 한다.
최고의 사운드를 들려주는
앨범은 총 14트랙으로 메워져 있다. 모두 지나의 펜 끝에서 나온 곡들이다. 곡 전체의 느낌을 규정하고 있는 듯한 짧은 인트로가 지나고 2번 트랙 ‘Here We Go'가 시작된다. 강한 그루브로 드럼이 박차고 나오면 금세 베이스가 이를 받쳐주며 보컬이 시작된다. 3번 트랙 ‘There's Time'은 보컬이 가장 전면에 드러나는 곡이다. 코러스를 포함한 보컬 파트 편곡이 매우 뛰어나다. 여백이 많은 것 같지만 귀 기울이면 전체적인 사운드가 꽉 차게 다가오는데, 여기서 편곡의 치밀함이 드러난다. 그녀의 B3 연주는 곡을 절정으로 이끄는 가이드가 되고 있다.
5번 트랙은 김민기의 ‘봉우리’가 모티브가 된 곡이다. 4번 트랙은 이 곡을 위한 인트로다. 스스로 가장 애착이 가는 곡 가운데 하나로 꼽은 ‘봉우리’는 의도와 결과를 정확하게 일치시킨 완성도 높은 작품이다. “헛된 인생 목표와 겸손”을 배우게 하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여러 상충적인 요소를 한 곡에 집어넣는 실험을 했고, 이는 성공적인 결과를 낳았다.
‘Awesome God'이라는 가스펠에서 영감을 받아 쓴 6번 트랙 ’Awesome G' 역시 그녀의 자식 같은 곡인데, 그녀의 독특한 연주 습관을 발견하게 된다. 다른 악기의 솔로에서는 엄청난 에너지로 이 악기의 연주가 활활 타오를 수 있도록 도와주면서도, 자신의 솔로에서는 음 하나하나를 신중하게 선택하는 절제된 느낌으로 연주한다. 그녀의 배려와 겸손을 확인할 수 있는 피아노 솔로가 일품이다. 사랑을 생각하며 썼다는 7번 ‘Blue Eyes'는 팝의 분위기가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 곡이다. 지나(GINA)의 또 다른 면모를 발견하게 된다. 이전까지는 건조한 느낌으로 건반을 눌렀다면, 이 곡은 감성적인 터치로 곡의 일관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스무드 재즈의 감미로운 분위기는 이내 8번 ’Don't Give In'에서 힙합 그루브로 전환된다. 랩과 보컬이 흑인음악의 끈적끈적함을 표현하고 있다면, 그녀는 다소 냉소적인 연주로 화답하며 묘한 느낌을 이끌어 낸다. 이어 실린 ‘Dreaming''이라는 곡은 전쟁에 관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썼다고 한다. 전장의 초연함을 표현하는 듯한 뮤트 트럼펫 소리, 여러 언어가 동시에 혼란스럽게 쏟아져 나오는 간주, 키스 재릿의 솔로를 듣는 것 같은 그녀의 피아노 터치…. 모두 하나의 메시지를 향해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의도한 바를 달성하고 있다. 숙연함을 느낄 새도 없이 현란한 기교가 돋보이는 스크래칭이 시작된다. 10번 트랙 ’Just Like Duke'는 그녀가 가장 존경한다는, 그래서 꼭 따라잡고 싶은 대상인 조지 듀크를 그리며 쓴 곡으로, 어쿠스틱과 일렉트릭 사운드를 사이좋게 화해시키는 그녀의 재치가 돋보인다.
진화한 애시드 재즈
그녀는 너무나 편안하게 ‘진화한 애시드 재즈’를 만들었다. 작,편곡, 연주, 사이드 맨들의 연주, 레코딩과 믹싱 등 앨범의 완성도도 매우 높다. 너무나 미국적이지도 않고 한국적이지도 않은 그녀의 음악은 오히려 우리네 감성에 더 맞는 듯하다. 너무나 강하지도 않고 유하지도 않은, 너무나 거칠지도 않고 섬세하지도 않은 지나(GINA)의 음악은 겸손을 가치로 여기는 그녀의 삶에서 우러나는 것일 테다. 은 침체돼 있는 한국 재즈계에 어떤 도전 같은 앨범으로, 우리 재즈의 미래를 예시하는 수작임이 틀림없다.
1. Intro
2. Here We Go
3. There's Time
4. 봉우리 Intro
5. 봉우리 (김민기)
6. Awsome G
7. Blue Eyes
8. Don't Give In
9. Dreamin'
10. Just Like Duke
11. 내게 가르쳐진 삶
12. 새벽
13. Psalm 23 (Bonus Track)
14. 봉우리 (Radio Edit/ Bonus Tr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