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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케이스 연경부위가 파손되었으며 나머지는 새것과 같은 상태. (보관용 케이스 증정)
실제 거울을 전면에 부착한 자켓이 선착순과 다수결이란 생소한 이름만큼이나 아리송한 이 앨범은 통기타와 피아노, 그리고 다량의 이펙터를 사용한 일렉트릭 기타가 함께 어우러진 일렉트로-어쿠스틱한 록음악을 가득 담고 있다.
선착순과 다수결은 퀘스쳔스라는 밴드를 결성해 신중현 트리뷰트 앨범에 참여를 한 후 종적을 감췄던 작곡가 임현종의 솔로 프로젝트이다. 오랫동안 세상과 담을 쌓고 은둔생활을 하며 작곡에 몰두하였다고 밝힌 그는, 문득 자신의 초창기 곡들을 먼저 발표하는 것이 순서라는 생각에 이 앨범을 만들었다고. 미련스럽게도 혼자서 모든 악기와 장비를 장만하고 연주를 하면서 엔지니어 까지 도맡아 작업을 진행하느라 제작기간이 삼년이나 걸렸으며, 작사, 작곡, 편곡, 녹음, 믹싱, 마스터링, 그 외에도 디자인과 씨디 제작, 포장마저 혼자서 했다고 하니 처음부터 끝까지의 모든 공정을 혼자 해낸 세상에서 가장 개인적인 앨범이 아닐까 싶다. 작업이 너무 고생스러워 중도에 음악을 포기한 적도 몇 번이나 있었지만 결국 완성을 하였으니 그 끈기와 노력만은 높이 사야 할 듯.
수록곡을 살펴보면 우선 10분이상이 두 곡, 그 외에도 9분, 8분, 6분 등으로 비교적 긴 곡들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바로 이러한 것이 자신의 뜻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인디음악의 장점이 아닐까? 기타만으로 이루어진 연주곡 두 곡과 빈티지 드럼 머신을 사용한 두 곡이 실제로 드럼을 연주한 곡들과 골고루 섞여 있으며, 전체적으로 복고풍의 따듯한 진공관 음색을 느낄 수 있다.
임현종은 이번 앨범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현실적인 이유로 음악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나 역시 그런 적이 있다. 하지만 한번 음악을 사랑하게 되면 그것이 평생 가는 것이기 때문에, 꼭 업으로 삼지 않아도 음악과 함께 하면서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 꾸준히 해 나아간다면 나름대로 만족스러운 삶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진정 음악을 사랑한다면, 주위의 반응에 아랑곳하지 않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나의 앨범도 처음에는 실질적인 결과와 주위의 인정을 받는 것을 목적으로 삼고 시작했지만, 오랫동안 작업을 하면서 사실은 이것이 내 자신을 찾아 가는 공부라는 것임을 깨달았고, 내 손으로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낸다는 것, 처음부터 끝까지 무엇 하나를 ‘완성’한다는 것에 의의가 있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이 앨범이 나처럼 아무에게도 인정받지 못하고 어느 후미진 곳에서 혼자만의 외로운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 많은 음악인들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된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