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희은의 데뷔 음반이 40년 만에 처음으로 CD로 발매된다.
‘아침이슬’을 포함한 4곡의 창작곡과 ‘일곱 송이 수선화’등 6곡의 번안곡 등 총 10곡이 수록된 이 음반은 1971년 9월에 LP로 세상에 나왔다. ‘아침이슬’과 양희은의 등장은 대학가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얻었고 1973년에는 건전 가요로 선정되기도 하였지만, 정부는 다음 해에 태도를 돌변하여 이 앨범에 수록된 김민기 작곡의 노래들을 금지곡으로 지정하였다. ‘아침이슬’의 가사 중에 “태양은 묘지 위에 붉게 타오르고”라는 부분이 대한민국의 적화를 암시한다며, ‘그날’ 과 ‘엄마! 엄마!’는 ‘시의 부적합’과 ‘허무주의 조장’이라는 게 금지의 사유였다. 그리하여 이 세곡은 방송을 비롯한 대중매체에서 사라지고 이 앨범은 음반 진열장에서 치워졌지만 금지된 노래들은 오히려 민주화의 시위현장에서, 소외된 노동현장에서 시대를 논하는 각종 모임에서 불멸의 생명력을 키워갔으며 저항가요의 대명사로 확고하게 자리매김 하였다.
세월은 흘러 마침내 민주화의 성취로 이 노래들은 복권되었지만 이 앨범은 어떤 연유인지 재 발매되지 못하고 절판되고 말았다. 음반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이 음반은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에 선정되었고 중고 음반 샵에서 상당한 고가로 판매되어 왔다. 이번 ‘양희은 고운 노래 모음’의 부활은 그녀의 데뷔 4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와 더불어 세시봉과 오비스케빈을 기억하는 세대에게는 추억의 선물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명반의 복원을 통해 그 영원한 가치를 보존할 수 있게 된 것이 다행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