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적으로 새것처럼 양호한 상태.
Metal 1세대는 80년대 말의 이야기 였고, 90년대 중 후반은 인디 1세대의 시기였다. 인디 씬의 무성한 거품이 빠지며 침체기라고도 하는 2000년 중반즈음 고스락은 인디1세대의 새 출발이라는 사명을 가지고 1집 앨범을 들고 나왔다.
인디 씬 초기 가장 열악할 시기에 활동을 시작해서 갖은 어려움도 겪었고, ‘인기’라는 작은 유명세도 맛보았다. 가지를 꺾이고 뿌리까지 흔들리는 많은 어려움을 딛고 초창기와 같은 가장 어려운 시기에 다시 활동을 시작하는 고스락을 통해 우리는 외부 환경에 좌절하지 않고 미래의 나아갈 음악적 방향모색에 열중하는 뮤지션의 모습을 보게 된다.
이제 고스락은 더 이상 ‘인디’라는 타이틀에 묶여 있기를 거부한다. 이는 소위 비주류라고 일컬어지는 음악들을 인디라고 통칭하는 것에 대한 부정이기도 하거니와 동시에 더 큰 무대로 나아가고자 하는 뮤지션들의 마인드를 하나로 싸잡아 묶어두는 것에 대한 우려이기도 하다. 또한 대중들과의 솔직한 만남을 통해 서로를 편견 없이 바라보고 싶은 고스락의 강한 의지표현이기도 하다. 이는 지금의 인디 씬에도 시사하는 바가 클 것으로 생각된다.
Monologue라는 타이틀의 고스락 앨범은 고초를 겪은 만큼 음악적 연륜에서 나오는 다양한 탈 장르적인 시도( 그렇다고 ‘이번 앨범엔 재즈, 보사노바, 락, R&B등 다양한 시도를 했어요’라고 강력히 강조하는 여느 댄스 그룹의 퓨젼과 비교는 곤란하다)와 높은 음악적 완성도를 아우르는 변화가 돋보인다.
스스로의 음악적 방향모색 실험의 결과물인만큼 초기 싱글 앨범 발표이후의 활동에서 나타난Red Hot Chilli Peppers의 영향은 찾아보기 힘들다. 보컬 이경원의 목소리만이 친숙하게 들릴 뿐 활동기의 고스락의 모습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사운드와 고스락 원년멤버의 귀환으로 탄탄한 팀웍을 바탕으로 한 연주력이 이들의 음악적 모티브에 대한 풍부한 상상력을 뒷받침해주고 있을 뿐….
앨범발매와 더불어 상영되는 뮤직비디오 또한 주목할 만 하다. 드문 경우지만 고스락은 이번앨범에서 2편의 뮤직비디오를 선보이게 된다. 디지털시대에 걸 맞는 Full 3D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Click”이란 곡과 풍부한 감성의 영화적 화면이 음악적 완성도를 더욱 높여주고 있는 타이틀곡 ’독백’이 그것이다.
곡들을 살펴보면 먼저 상실감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제 3자를 통해 담담하게 그려내고(고스락의 차후 음악적 변신을 미리 점쳐볼 수 있지 않을까?), 특히 자아의 불안정한 감정을 웅크려 읊조리듯이 풀어낸 보컬 이경원의 표현력이 탁월하고, 앞서 말했듯이 감성적 화면의 뮤직비디오가 어쿼스틱한 음악적 완성도를 더 높여주고 있는 타이틀곡 ‘독백’과 이에 비교하는 듯한 제목의 ‘너는 내게 악어가 눈물을 흘리는 이유에 대해 물어보았다’ 는 방송이나 가요에서 금기시되는 주제를 편하고도 재미있게 표현했다. 가사의 뜻을 되새겨 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하다.
또 한편의 뮤직비디오를 제작한 ‘ Click ’은 마치 블록 버스터 SF영화의 사운드 트랙을 듣는 듯 한 강렬하고 인상적인 기타 리프가 백미이고 뮤직비디오 또한 한국의 3D 애니메이션 발전을 한눈에 볼 수 있다고 감히 말할 수 있는 작품이다.
‘Perfect Day’와 ‘잘 익은 달빛’은 연작 형태의 같은 주제를 놓고 남들과 다르게 현실을 보는 음악적 시각이 돋보이고, ‘고도’는 독백과 더불어 고스락의 음악적 변신을 엿볼 수 있고 뮤트 트럼펫의 시니컬한 사운드와 보컬 이경원의 미디엄 템포의 랩핑이 음악적 분위기를 더해주고 잇다.
그리고 두 편의 흥겨운 연작 테크노 넘버 ‘ Subway Dance’, ‘Dancing Queen’ 또한 고스락의 음악적 변화를 한눈에 알아 볼 수 있고, 자신들의 활동 무대였던 라이브 클럽을 주제로 한 ‘Clubia’ 이외에도 ‘Love Queen’, ‘Perpect Day’등 총 12트랙의 수록곡들이 ROCK Band로서 각 파트의 멤버들이 보여줄 수 있는 음악적 매력들을 한 곡 한 곡마다 충실이 담아내고 있다.
앨범 발매 전 몇 차례의 공연에서 관객들과 관계자들의 모니터 결과에서도 나타나듯이 시퀀싱 사운드 플레이의 전혀 다른 신선함과 이들의 탄탄한 연주력과 무대매너가 음반과 뮤직비디오 이외에 공연에서도 독특한 재미와 힘을 느끼게 해줄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앨범 발매와 함께 앞으로의 음악적 여정도 기대되는2001년 주목하게 될 밴드!!!
고스락(GOSRAK)이다.
[자료제공:Spell Sound]
1. Fortune Is So Blind(She's Not Blind As Men Were)
2. Inside Enemy
3. Click
4. 孤島(고도)
5. Perfect Day
6. 잘 익은 달빛
7. 너는 내게 악어가 눈물을 흘리는 이유에 대해 물어 보았다
8. Love Queen
9. Subway Dance
10. Dancing Queen
11. Cluvia
12. 독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