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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양호한 상태
전인권과 허성욱의 타이틀을 내건 작품이지만, 잔여 멤버들인 최성원, 최구희, 주찬권이 세션으로 참여했고 데뷔 앨범 못지 않은 완성도를 지니고 있어 사실상 들국화의 3집으로 평가하기에도 손색이 없는 작품이다. "행진"을 연상시키는 선동성을 지닌 "북소리", 알 스튜어트(Al Stewart)의 "The Palace Of Versailles"를 번안한 "사랑한 후에", 스캇 매켄지(Scott McKenzie)의 "San Francisco"의 멜로디를 교묘하게 차용한 "머리에 꽃을"을 위시한 수록곡들은 의심할 바 없는 들국화의 음악이지만, 중요한 것은 전인권이 음악적 통제력을 행사하며 자신의 역량을 본격적으로 표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들국화의 데뷔 앨범에서는 허성욱과 조덕환, 2집에서는 최성원의 역량에 무게중심이 실려있었던 탓에, 전인권 개인으로서의 뛰어난 작곡 능력을 발견하기란 요원한 일이었다. 그러나 "들국화에서는 의도적으로 노래만 부르려고 했다"는 전인권의 자기대변이 빈말은 아니었다는 것을 본작은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