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세하고 여린 감성의 소유자, 싱어송라이터 김하율의 첫번째 정규앨범이 봄을 떠나보내는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조용하고 소박하게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내었다. 진지한 삶의 태도에서 우러나는 정직한 가사와 자극적이지 않은 잔잔한 선율을 대할 때면 사랑스러움을 넘어서 이 시대에 함께 살아주어서 고마운 마음까지 든다.
이번 앨범의 테마는 '사랑'으로 만남, 이별, 그리움, 그리고 새로운 만남의 시작이 하나의 이야기처럼 드라마틱하게 연결이 되어 있다. 드라마의 서막을 알리는 ‘꽃은 진다’ 라는 제목의 짧은 피아노 연주는 한편의 경건한 드라마에 참예하는 자들의 영혼을 정화시키고, 타이틀곡 ‘변하나봐’를 통해 만남과 이별의 입장을 정리하였다. 순애보를 노래하는 ‘혼잣말’에 이어 생사를 뛰어 넘는 사랑을 표현한 ‘하늘에서온 편지’를 정점으로 하여, 객원 가수 정호준의 호소력 깊은 음성으로 ‘그때 그 길목’을 노래하며 그리움을 짙게 깔고는 사라진다. 다시 새로운 만남에 대한 설레임으로 가득한 ‘소개팅’ 곡을 이어받아 Skit 트랙에서는 대학생들의 생기발랄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카페 에피소드로 보여주고 있으며, 주인공(김하율)은 외모지상주의를 순수한 어투로 재치있게 비꼬고 있다.
이렇게 구성진 앨범 탄생에 탄력을 준 요인 중 하나는 드라마 음악의 대가 송진석님의 편곡가로서 참여이다.(구가의 서, 신사의 품격, 드라마의 제왕, 추적자, 황금의 제국, 상속녀들, 내사랑 나비부인, 넌내게 반했어, 내여자친구는 구미오 등 수십편). 타이틀곡 ‘변하나봐'의 편곡을 포함한 나머지 곡의 스트링 편곡, 믹싱 마스터링까지 참여해 클래시컬한 사운드를 풍성하게 표현하고 전체적으로 드라마틱한 색채를 곱게 입혀주었다. 이에 더해 시대의 감성 프로듀서 서유노님(Youknow Ent. 대표)이 프로듀싱을 담당하였으니 얘기는 끝난 것이다.
김하율은 모든 수록곡을 직접 작곡, 작사, 노래 하였으며, 대부분의 곡들도 편곡에 참여하리만큼 음악에 대한 열정과 실력이 뛰어난 아티스트이다. 그의 앞으로 행보를 기대하는 팬들은 행복할 것이다. 가수 뿐만 아니라 작편곡, 음반 제작가로서 활발히 활동 영역을 넓혀가며 국내 대중음악계의 상처난 부분을 치료할 것이고 밋밋한 부분은 발라드라는 비단으로 곱게 수놓을 것이다. 그의 이름 ‘하율’의 뜻은 ‘하늘에서 내려온 선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