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여름, 윤종신이 풀어놓은 서른 즈음의 남자들 이야기 영화 '라이터를 켜라' O.S.T.
그의 첫 영화음악은 의외로 코믹액션이었다.
감독 장항준과의 오랜 인연으로 첫번째 영화음악을 맡게된 영화 '라이터를 켜라'.
영화는 빠르게 달리고 웃음의 질주를 하지만 음악은 아주 서서히 부드럽게 영화속에 존재한다.
'봉구'..그리고 '철곤'이라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으로 추정되는 두남자의 이야기에 그는 자신의 멜로디와 노랫말을 현재 조금 고되게 살아가는 그 또래 남자들 이야기로 표현해 나갔다.
타이틀곡인 '담배 한모금'은 주인공 '봉구'의 테마다.
잘풀리지 않는 사회생활, 대우받지 못하는 처량한 신세, 꼬이는 일들...
그 모든 일들을 그냥 담배 한모금에 날려버릴 수 없는...그리고 내일을 믿어보는 낙천적인 블루스락.
블루스에 윤종신의 목소리가 상상 이상으로 절묘하게 녹아든다.
그리고 유희열과 윤종신이 노래한 '어느 예비군의 편지'는 이등병의 편지 전주를 인용해 낮익은 그 멜로디가 서서히 다른 곡으로 전조되면서 마치 그 이등명이 제대하고 예비군을 받으며 한살한살 아저씨로 그리로 아버지로 변하가듯 남자라는 사람들이 어떻게 이삼십대를 흘려보내는가를 나즈막이 읍조린다.
영화속에 원래 존재했던 서울역 풍경에 삽입될 노래였던 '서울역'.
그러나 편집과정에서 그 장면이 날라가는 덕에 앨범에만 수록된 곡이다.
김광진의 정감있는, 유희열의 가녀린, 하림의 테크니컬한 목소리가 정말 서울역을 통해 서울을 빠져나가고 싶게 만드는 노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