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한나라의 음악적 문화, 그것과 자신이 개인적으로 갖고 있는 그 무엇을 병립시킨다는 것... 어찌 보면 이는 지금껏 모든 뮤지션들의 연주활동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이유가 되어왔다고 볼 수 있다. 물론 폴리네시아나 아프리카의 오지로 찾아들어 자신의 음악스타일을 그곳 사람들에게 전할 수도 있겠지만, 이는 실제의 경우 그리 흔치않은 일이며 대개는 그 반대의 양상을 보이기 마련이다. 예컨대, 일본의 뮤지션이 미국에 재즈를 하러 간다고 하면 이는 재즈의 어법을 통해 자신의 연주를 풀어간다는 얘기가 되는 것이다.
이른바 '월드뮤직'의 경우에 있어서도 어느 나라에 가서 그 나라의 음악을 한다는 것은 '그 나라 사람이 된다'는 뜻과 '결국 나는 ○○나라 사람이니까…'하는 두 의미가 병렬되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즉, 사이비 현지인이 되거나 여행자가 되거나 둘 중의 하나가 되는 것이다.
바로 여기서 사이토오테쯔의 독특한 접근법이 등장한다. 그는 연주자로서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음악에 대한 생활감 같은 것을 함께 내 놓아 새로운 무엇가를 만들고자 하고 있다. 음악을 통해 나는 '이런 사람입니다.'하는 인사를 건내는 것이다. 서로 처해있는 입장은 다르지만 대화를 통해 교감이 이루어질 열린 장소를 찾아가는 것이다. 이러한 사이토오 테쯔의 시도가 올곧고 개성적인 목소리로 뚜렷한 자기주장을 펼치는 역량 있는 후배들의 등장으로 이어졌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