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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색](色)
배우 김영호가 문득 음악을 들고 나왔다.
그의 말을 듣자면 이것은 외도(外道)가 아니다.
그는 이제서야 비로소 정도(正道)에 들어선 것이라고 말한다.
학창시절부터 밴드의 보컬을 해왔던 그에게 이 앨범은
그간 품어왔던 꿈이며, 어딘가에 적어놓았던 인생의 기록이다.
그런 진심이 통해서였을까?
부활의 김태원, 기타리스트 박주원, 작곡가 박성일 등
그와 일말의 연관성이 없을 것만 같은 음악계의 인재들이
“가수 김영호”를 위해 자청하여 발벗고 나섰다.
무언가 떠오를 듯 말 듯 아련하고 불분명하지만
들을수록 분명하게 가슴이 한켠이 뭉클해지는 목소리다.
그리고 그 목소리엔 그만의 흡입력이 존재한다.
그와 작업을 한 이들이 입을 모아 한결같이 하는 이야기이다.
[색] (色)이라고 말하는 이번 앨범타이틀은 가수 김영호가
가진 여러가지 색(色)중에서도 사랑이라는 색인듯하다.
한마디 정확한 단어로 표현이 가능한 색은 아니라는 뜻이다.
지금 아파하는 사랑도, 이미 그리움으로 아물어버린 사랑도 사랑이다.
그가 노래하는 사랑은 김영호만의 것이면서 대중도 공감할만한 색이 진하게 묻어있다.
단언하건데 적어도 사랑을 아는 사람이라면 입가엔 미소가, 눈가엔 눈물이 고일 주옥 같은 트랙뿐이다.
앨범의 첫 포문을 여는 1번트랙 [처음]은 마치 영화 Once의 Glen Hansard를 떠오르게 한다. 작곡가 박성일은 가수 김영호만의 포크를 완성하기 위해 기타를 배웠다’라고 말할만큼 자신이 있다고 한다. 그 위에 어린시절 꿈을 찾아헤매던 김영호의 얘기를 듣다가 녹음실 한켠 앉은 자리에서 단 10분만에 노랫말을 완성하고 예정에도 없던 노래 녹음도 라이브처럼 한번에 끝냈다. 음악에도 서예처럼 한획의 미학이 있다면 바로 이곡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닌가 싶다.
2번트랙 타이틀곡 [그대를보낸다]는 그의 절친한 친구이자 음악적 멘토 부활의 김태원이 선물한 곡이다. 늘 미성의 보이스와 작업하던 김태원은 허스키한 그의 목소리를 ‘영혼의 울림이다’라고 극찬했다. 가슴을 울리는 김태원의 멜로디와 김영호의 만남. 두 이름만으로도 충분히 설레는 이유다.
3번트랙 [떠나간다] 의 데모를 받자마자 김영호는 ‘나에게 문신 같은 맞춤곡’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가수 김영호가 애정하는 곡이자 표현하고 싶은 음악적 욕구가 실려있다. 한국적인 정서가 그윽한 멜로디와 노랫말에 고급스러운 빈티지한 편곡을 덧입혀 완성된 이곡은 기타리스트 박주원이 참여해 더욱 더 유니크하게 변모했다. 전주부터 후주까지 한호흡 같은 그의 클래식 기타는 곡의 슬픔을 부각시키는 완벽한 연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