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을 마치고 한국으로 귀국한 지 어느덧 2년이 지나 있었다. 아이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치고 발매된 1집으로 공연을 하며 바쁜 듯 여유롭게, 한가한 듯 바쁘게 한국이라는 이상하고 아름다운 나라에 적응해 가고 있었다. 미국에서 고작 5년 반을 유학했을 뿐인데 나에게 한국은 같은 듯 다른, 다른 듯 같은 모습들을 보여주었다. 그렇게 살던 2018년 어느날, 내 눈에 비친 주변의 모습들과 스치는 생각들이 만나 곡들을 써내려가기 시작했고 총 9곡의 곡들이 만들어졌다. 밴드 맴버들과 합주하고 편곡하면서 즐거웠고 편안했다. 녹음을 하고 믹싱을 하고 앨범을 디자인하고 영상를 찍는 순간들이 긴장도 됐지만 완성되어져 간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함께 애써준 이들에게 고마웠다. 감정을 잘 전달하는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다. 감정이란 1차원적인 것에서부터 복잡한 차원으로까지 넓게 존재하는 어떤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부분이 음악과 많이 닮았다고 느껴서인지 이번 앨범에는 단순한 감정들부터 조금은 복잡한 감정으로까지 곡들을 표현하게 되었다. 이 앨범이 들려지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공감되고 동의되어지길 바란다
01. 일찍 일어난 새 (The Early Bird), 2018.04.19.
작곡: 강현규 편곡: 강현규 퀄텟 (강현규, 김도영, 박종선, 송하철)
‘일찍 일어난 새가 먹이도 먼저 잡아 먹는다’라는 속담이 이제는 모든 상황에 들어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느끼고 나서 쓴 곡이다. 이미 부지런함에 대한 관점이 물리적인 시간의 개념을 넘어선 시대가 된 듯 하다.
02. 나의 놀이터 (My Playground), 2018.10.19.
작곡: 강현규 편곡: 강현규 트리오 (강현규, 김도영, 박종선)
34년을 한결같이 살아온 나의 동네… 많은 추억이 쌓인 골목들과 주변들을 돌아보며 쓴 곡이다. 재개발을 앞두고 있어서 노래로 사진으로 영상으로 기억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03. 낭만과 고독 사이 (Between Romance and Solitude), 2018.07.20.
작곡: 강현규 편곡: 강현규 퀄텟 (강현규, 김도영, 박종선)
프랑스 파리를 여행하며 그 곳을 여행하는 또 다른 사람들을 보면서 쓴 곡이다. 늘 화려하고 빛나고 예쁘기만 한 곳인 줄로만 알았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니 화려함 속에 외로움을 발견하게 되었다.
04. 이면 (The Other Side), 2018.08.30.
작곡: 강현규 편곡: 강현규 트리오 (강현규, 김도영, 박종선)
기쁘고 행복한 이면에 걱정되고 불안한 생각을 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보고 쓴 곡이다. 모든 감정에는 또 다른 면이 존재 한다는 걸 알고 난 후 나는 이전보다 감정을 표현함에 더 신중해 진것 같다. 좋은 것일까?
05. 비 온 뒤 갬 (After a Storm Comes a Calm.), 2016.07.17.
작곡: 강현규 편곡: 강현규 퀄텟 (강현규, 김도영, 박종선, 송하철)
필리핀 어느 곳을 여행하면서 쓴 곡이다. 정말 많은 비가 내렸는데 또 언제 그랬냐는 듯 해를 보여주는 하늘이 신기하고 오묘했다. ‘비 온 뒤 땅은 더 단단해진다.’
06. 강퀄 블루스 (K.Q. Blues), 2019.04.23.
작곡: 강현규 편곡: 강현규 퀄텟 (강현규, 김도영, 박종선, 송하철)
강현규 퀄텟의 줄임말 ‘강퀄’에 블루스를 붙여 만든 이름이다. 각자의 색이 잘 드러나는 음악이었으면 좋겠다.
07. 낙조 (The Setting Sun), 2019.05.15.
작, 편곡: 강현규
땅거미가 지기 전 해는 온 하늘을 붉게 물들여 놓는다. 그렇게 아름답다 느끼고 있을 때면 어느새 어둠이 찾아온다.
08. 별이 지네 (Wrinkly Star), 2019.02.13.
작곡: 강현규 편곡: 강현규 퀄텟 (강현규, 김도영, 박종선, 송하철)
세월이 지나고 나이가 든다는 건 어쩌면 반짝이고 생기 넘치는 것들로부터 점점 멀어지는 것을 말한다. 대부분의 것들에 의연하고 지혜로우며 관대하고 능숙하지만 여전히 ‘나’인채로 살아간다. 그렇게 지고 있다.
09. 꿈을 찾아서 (Finding Dream), 2019.05.22.
작, 편곡: 강현규
꿈은 아득히 멀리 있어 손에 닿지 않아 이룰 수 없는 것을 열망하는 것일 수도, 또는 종착을 향해 한 계단 한 계단 쌓아 올리는 누군가의 노력일 수도 있다.
[CREDIT]
앨범 프로듀서: 강현규
작곡: 강현규
피아노: 강현규
베이스: 김도영
드럼: 박종선
색소폰 (소프라노, 테너): 송하철
믹싱: 이승환
마스터링: Matthew Gray Studio @Australia
레코딩 스튜디오: GBRO STUDIO @고양시 화정동
레코딩 엔지이너: 이승환
레코딩 어시스턴트 엔지니어: 서예원
앨범 디자인: 김석범
글: 강현규
사진: 강현규, 천현석, 김의현, 김석범, 이요셉
편집교정: 노래일기 박수진
뮤직비디오 촬영, 편집: 김의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