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할 수 없는 운명적인 사운드 노르웨이의 멜랑콜리에 중독된다. 노르웨의 차트를 석권한 싱어송라이터 에릭 파베르의 신작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 켄트, 라세 린드, 카디건스… 북구의 아티스트들의 음악은 중독성이 깊다. 이제 모두가 기억할만한 노르웨이의 싱어송라이터가 한국에 소개된다. 에릭 파베르. 그의 신작 “Passages”의 몇 곡을 듣는 순간, “미래를 이끌어 나갈 아티스트”라는 자국 내 평단의 찬사와 차트 1위를 연이어 석권한 대중성이 어디에 기인한 것인지를 이해할 수 있다. 노르웨이 라디오 차트를 연속 석권한 수록곡 “Not Over”, “Racing” 등에 응축되어 있는 북유럽의 서정과 멜랑콜리는 귓가에서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삶과 사랑, 그리고 죽음에 대해 노래하는 매력적인 음성과 멜로디는 그 누구도 피해가기 힘든 것이다. 콜드플레이와 트래비스 등 브릿팝을 닮은 사운드와 북구 특유의 서정이 담긴, 대단히 잘 만들어 진 팝 앨범 한 장이 이제 막 당도했다.
국내에는 처음 소개되지만 에릭 파베르는 이미 노르웨이에서는 만만찮은 지명도를 얻고 있는 스타급 뮤지션이다. 2002년에 데뷔 음반 [Between The Lines]를 내놓은 이 젊은 싱어 송 라이터는 “On Top Of The World", "Waiting"을 비롯한 네 곡의 싱글을 노르웨이 라디오 차트 20위권에 진입시켰다. 그 다음 음반인 [Century]에서도 ”Yesterday's Call", "Last Night's Boogie" 등의 히트곡이 나왔으며 파베르는 명실상부한 차세대 기대주의 자리를 꿰찼다. 그리고 2006년 여름과 가을에 걸쳐 오슬로의 디스클랩(Discalb) 스튜디오에서 녹음된 그의 세 번째 음반 [Passage]가 발매되었으며, 첫 싱글은 “Not Over"로 결정되었다. 두번째 싱글 “Racing”과 함께 이 2곡은 연속으로 노르웨이 라디오 차트 정상을 밟았다. (중략)
이 음반의 곡들은 완벽한 록 밴드의 편성 위에서 움직이고 있으며, 이는 [Passage]를 콜드플레이(Coldplay)와 킨(Keane), 트래비스(Travis) 등의 브릿팝(BritPop) 계보에 올려놓게 하는 근거가 된다. 하지만, 잠깐, 그런 계보에 올려놓은 이유가 단지 밴드 편성을 취했다는 것과 소리가 좀 비슷하다는 것 뿐이란 말인가? 물론 아니다. 진짜 이유는 좀 더 깊은 곳에 있다. 스타일이 좀 변했을 뿐이지만 파베르 음악의 핵심은 흔히들 ‘팝의 장인(pop craftsman)이 만든다’는 말로 표현하는 매끄러운 멜로디와 천천히 어둠 속으로 가라앉는 듯한 가사다. 명료한 키보드의 울림이 곡 전체를 주도하는 가운데 ‘피할 수 없는 운명’에 대해 노래하고 있는 “Not Over"는 그의 그런 특징이 가장 잘 드러난 곡 중 하나일 것이다. 음반에서 유일하게 그가 가사를 양보한 (더불어 목소리도 같이 나눈) ”Racing"이 그나마 희망적인 울림을 던져 준다고 할 수 있을까. 다른 곡들에서 그는 삶과 죽음과 사랑에 관련된 어두운 내용을 달콤하게 응축된 순도 99%의 멜로디에 실어 보낸다. (최민우. Weiv 편집장)
1. Brakes
2. Not Over
3. Come Down
4. Racing
5. I Love You
6. A Little
7. Don’t Stop
8. Wake By Your Day
9. Numbers
10. Song For H
11. Love Itsel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