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명문 The New School 과 Queens College에서 수학한 유영민은 귀국하자마자 한국 재즈 신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고 있다. 베이스 연주뿐만 아니라 작곡, 편곡 그리고 프로듀서까지 해내는 열정적인 유영민은 이미 다양한 라이브러리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것들을 하나하나 세심하게 다듬어 세상에 조금씩 선보이는 중이다.
주선율을 이끄는 담백하고 아련한 ‘그 날의 이야기’와 경쾌한 터치가 감각적으로 버무려진 ‘별을 보다’ 이 두 타이틀을 필두로 유영민의 폭 넓은 스펙트럼을 앨범 전반에 걸쳐 만나볼 수 있다.
조정의의 허스키한 보이스를 만날 수 있는 ‘언젠가 너에게 만은’은 감성적인 멜로디와 재즈의 화학적 반응을 차분하게 접할 수 있는 곡이다.
‘New Town'은 펑키한 사운드로 앨범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유학시절 겨울 센트럴 파크의 모습을 연상하며 쓴 ’Winter Lake' 역시 이번 앨범에서 필청 트랙으로 종종 라이브에서 연주했던 이 곡은 많은 이들이 다음 앨범에서 만나기를 고대했던 곡이기도 하다.
이와 더불어 전면에 쑥 나왔다가 어느새 따박따박 밟아가는 워킹베이스 라인이 포인트인 ‘햄스터 달리다’ 와 각 파트들의 솔로 연주들이 돋보이는 ‘버들강아기’ 테마가 생생하게 살아서 끝까지 이어지는 ‘홍시’와 ‘모로코’도 앨범을 풍성하게 한다.
딸의 태명을 따서 만든 곡인 ‘라파’ 에서는 설렘과 기대가 교차하는 따뜻한 부성애가 느껴진다. 쓸쓸하고 텅 빈 공간감이 일품인 ‘방패연’은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의 모티브를 딴 신선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데 이런 포인트들을 알고 앨범을 만난다면 음악을 듣는 또 다른 재미가 부가될 것이다.
유영민이 3년 만에 2집 앨범을 발표했다. 그것도 화려한 진용을 갖추고 트럼펫 배선용, 색소폰 한승민, 트롬본 박경건, 피아노 이정하, 드럼 김영진, 보컬 조정희과 함께 작업한 연주자들 만으로도 2집에 대한 기대치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RADIO 36.5 글루미카페 윤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