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션이었던 최구희, 주찬권, 손진태가 정식 멤버로 가입하여 보다 완벽한 라인업을 구축한 작품이지만, 전체적으로 감수성 어린 최성원의 영향력이 지배적인 탓에 전작의 패기와 열정이 다소 거세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그렇지만 절대 함량미달로 치부할 수만은 없는 보통 이상의 감성과 센스로 점철된 수작이다. 데뷔 앨범의 히트곡들 못지 않은 대표곡으로 평가받는 "제발"을 비롯해 소박하고 정겨운 분위기의 "너랑 나랑", "1960년 겨울", "내가 찾는 아이", 다소 프로그레시브적인 접근법을 선보이는 "너는", 비틀즈를 연상시키는 감미로운 하모니를 지닌 "오 그대는 아름다운 여인" 등에서 들국화의 색다른 매력을 감지할 수 있다. 완성도 높은 데뷔 앨범에 따른 부담감이 만만치 않았을 것을 상기하면, 보다 자유분방하고 소박한 정체성으로의 탈피를 꾀한 본작의 시도가 어찌 보면 최상의 선택이었는지도 모른다.
1. 제발
2. 하나는 외로워
3. 너는
4. 너랑나랑
5. 1960년겨울
6. 또다시 크리스마스
7. 내가 찾는 아이
8. 님을 찾으면
9. 여기가
10. 오 그대는 아름다운 여인
11. 쉽게
12. 조용한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