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팬들을 위한 힙합 앨범!
힙합 팬들을 위한 재즈 앨범!
10년 여의 역사를 가진 걸작 시리즈 [Jazzmatazz]를 결산하는… 재즈 힙합의 위대한 유산,
구루(Guru)의 [The Best of Guru's Jazzmatazz]
최고 베스트 곡을 엄선, 연대기 순서로 구성한 보기드문 수작!
“Trust Me, “Watch What You Say”, “Keep Your Worries”, “Lift Your Fist”등 15곡의 히트 트랙 및 3곡의 보너스 트랙 포함 총 18곡 수록
피쳐링 아티스트 : The Roots, Kelis, Angie Stone, Chaka Kahn, Brandford Marsalis, Jamiroquai 등 총 출동!
Keith Elam (A.K.A Guru)
이스트코스트의 전설 갱 스타(Gang Starr)의 반쪽인 그루(Guru)는 갱 스타의 세 번째 앨범 [Daily Operation]이 발표된 이후인 1993년도에 콜라보레이션으로 이루어진 자신만의 첫번째 솔로앨범을 발표한다. 이미 갱 스타 시절부터 자신들이 수많은 재즈 레코드의 역사 아래에 놓여있음을 표방한바 있었는데 히트곡과 명반들을 족족 발표하면서 갱 스타 활동을 펼쳐나가던 구루는 자신이 호스트가 되어 재즈마타즈(Jazzmatazz)라는 프로젝트를 가동시키게 된다. 그리고 이것은 프로젝트 이름, 그리고 앨범의 제목으로도 알려진다.
갱 스타와 솔로활동을 병행하며 바쁜 나날을 보낸 구루는 세 번째 [Jazzmatazz]시리즈 이후 2001년도에 언더그라운드 레이블 랜드스피드(Landspeed)에서 [Baldhead Slick & da Click]을 발표한다. 피트 락(Pete Rock), DJ 스피나(DJ Spina), 알케미스트(Alchemist), 그리고 평생 동지인 디제이 프리미어(DJ Premier : A.K.A Primo)의 프로듀싱과 아이스 티(Ice-T), 에드 O.G(Ed O.G) 등의 화려한 참여진으로 이루어진 앨범은 뉴욕의 길거리를 연상시키는 먹통힙합 사운드로 다시금 자신만의 길을 모색하려는 시도를 보여준다.
그 후 갱 스타로서는 5년만의 신보 [The Ownerz]를 2003년에 발표하면서 다시 한번 힙합계를 호령하는데 이전부터 갱 스타 파운데이션(Gang Starr Foundation)을 통해 후진양성에 힘썼던 구루는 자신의 레이블 7 그랜드(7 Grand Records)를 설립하면서 솔로앨범 [Version 7.0: The Street Scriptures]와 몇 개의 믹스테잎을 공개하기에 이른다.
Jazzmatazz
기존의 힙합 아티스트들이 재즈 건반주자 로니 리스톤 스미스(Lonnie Liston Smith)의 곡을 샘플링할 때 구루는 직접 그와 만나 새로운 것을 녹음하는 방식을 선택하기로 했다. 사실 골든에라 시기를 중심으로 재즈 레코드에서 샘플을 채집하는 경우는 흔해왔는데 첫번째 [Jazzmatazz] 시리즈를 통해 힙합 아티스트와 실제 재즈 연주자들과의 협연은 본격적으로 가시화됐다. 여러 재즈 아티스트들은 단순한 피쳐링의 개념 그 이상의 잼을 선보이면서 주목을 받았고 힙합이 너무 트렌디해서 멀리했던 재즈 리스너와 재즈의 즉흥성을 무겁게 여긴 힙합 팬들로 하여금 동시에 주목을 받게 된다. 실제로 여러 레코드샵에 가보면 힙합코너와 재즈코너에 동시에 이 앨범이 꼽혀있는 것을 쉽게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Jazzmatazz] 시리즈는 1993년 첫번째 앨범이 발표되면서 포문을 열었다. 앨범 커버의 사진과 전체적인 디자인, 그리고 로고는 블루노트(Blue Note)의 감각을 고스란히 가져다 놓았다. 이후 자세히 소개하겠지만 한국에서도 제이 디(Jay Dee A.K.A J Dilla)와 매드립(Madlib)을 통해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재즈 훵크의 황금기를 열었던 트럼펫 주자 도날드 버드(Donald Byrd)를 필두로 전설의 블랙스플로테이션 무비 [커피(Coffy)]와 소울 비브라폰 연주자로 잘 알려진 로이 에이어스(Roy Ayers), 세네갈에서 태어난 프렌치 랩퍼인 MC 솔라(MC Solaar) 등의 다양한 분야의 화려한 참여진으로 이루어진 첫 앨범은 당시 빌보드 R&B 차트 24위까지 랭크됐으며 주로 유럽과 일본 등지에서 크게 성공했다.
전작의 엄청난 성공에 힘입어 2년 후인 1995년에 두 번째 모음집 [The New Reality]가 발표되고 전작에 참여했던 아티스트들의 대부분이 재작업에 응해주었다. 재즈 역사상 가장 중요한 트럼펫 주자 중 하나인 프레디 허버드(Freddie Hubbard)와 울트라마그네틱 MCs(Ultramagnetic MCs)의 쿨 키스(Kool Keith) 등의 참여진이 추가됐고 이전 보다 좀 더 유연하고 강한 앨범을 발표하면서 시리즈화(化)에 성공한다.
세 번째 앨범이 나오기 까지는 무려 5년의 세월이 걸렸다. 그 사이에 갱 스타의 [Hard To Earn]과 [Moment Of Truth]를 발매했으며, 이 5년 이라는 시간 동안 재즈-랩은 서서히 흔해지기 시작했다. 이런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던 구루는 소울과 재즈를 기본으로 하되 좀 더 컨템프러리하게 앨범을 만들 것을 결정한다. [Streetsoul]이라는 부제에서 이미 짐작이 가능하듯 재즈에 영향받은 네오 소울에 치중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게 된다. 허비 행콕(Herbie Hancock), 아이작 헤이즈(Isaac Hayes), 메이시 그레이(Macy Gray)와 같은 화려한 피쳐링 진으로 세간의 관심을 끌어 모았다.
갱 스타와 또 다른 자신의 솔로활동/레이블 사업으로 인해 네 번째 음반은 7년 후인 2007년에야 V2에서 발매됐다. 네 번째 앨범 또한 커먼(Common)과 블랙컬리셔스(Blackalicious), 슬럼 빌리지(Slum Village)와 같은 힙합 뮤지션들을 비롯해 밥 제임스(Bob James), 데이빗 샌본(David Sanborn), 로니 로우즈(Ronnie Laws) 등의 쟁쟁한 재즈 아티스트들의 참여진을 통해 빛을 발했다.
The Best of Guru's Jazzmatazz
이번 베스트 앨범은 곡의 성격 보다는 연대기 순서로 구성되어 있다. V2에서 발매된 네 번째 시리즈를 제외한 석장의 앨범과 보너스트랙을 담고 있다.
1. No Time To Play (feat. Ronnie Jordan & Dee C. Lee)
상큼한 애시드 재즈 튠으로 힙합 팬들 이외의 여러 리스너들에게 사랑 받았던 노래다. 한국에는 모스 데프(Mos Def)나 DJ 크러쉬(DJ Krush) 등의 힙합 아티스트들과의 작업을 통해 잘 알려진 재즈 기타리스트 로니 조단(Ronnie Jordan)과 여성 보컬 디씨 리(Dee C. Lee)가 참여하고 있는 트랙이다. 디씨 리는 왬(Wham!)의 백보컬이었으며 스타일 카운실(Style Council)과 함께 활동하면서 폴 웰러(Paul Weller)와 결혼하기도 했다. 이 곡의 뮤직 비디오를 보면 꽃밭에서 노래하는 디씨 Lee와 빌딩숲에서 랩을 하는 구루를 묘하게 대비시켜 놓았다. 배리 화이트(Barry White)의 러브 언리미티드 오케스트라(The Love Unlimited Orchestra)의 곡 [Satin Soul]의 리듬기타/드럼 부분을 샘플링하고 있다.
2. Trust Me (feat. N'Dea Davenport)
브랜드 뉴 헤비스(the Brand New Heavies)의 싱어, 그리고 몬도 그로소(Mondo Grosso)의 피쳐링으로 국내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엔'디아 데이벤포트(N'Dea Davenport)가 참여한 트랙이다. 익숙한 베이스 라인이 곡의 앞에 배치되어 있는 곡으로 심심한 듯 하면서도 감각적인 색채를 가지고 있다.
3. Slicker Than Most (feat. Gary Barnacle)
미조구치 하지메와 클래쉬(The Clash), 퍼블릭 이미지 리미티드(Public Image Ltd.), 뷰욕(Bjork) 등의 수많은 아티스트의 공연/앨범에 피쳐링 했던 영국의 색소폰 주자 개리 바나클(Gary Barnacle)이 참여한 트랙이다. 중간중간에 등장하는 플룻과 색소폰 모두 개리 바나클의 연주인데 흥겨운 바이브로 가득한 자유로운 연주와 진행이 압권이라 하겠다. 그로버 워싱턴 쥬니어(Grover Washington JR.)의 [It Feels So Good]을 샘플링한 곡이다.
4. Down The Backstreets (feat. Lonnie Liston Smith)
여러 거장들과 활동했고 역시 거장으로 남아있는 로니 리스톤 스미스(Lonnie Liston Smith)의 건반연주를 들을 수 있는 트랙이다. 릴 댑(Lil' Dap)의 묵직한 드럼톤과 느린 전개를 바탕으로 펼쳐지는 서정적인 피아노 연주는 오랜 시간동안 활동해온 거장의 깊이를 짧은 시간의 러닝타임 안에 충분히 맛볼 수 있다.
5. Sights In The City (feat. Courtney Pine & Carleen Anderson)
다양한 장르를 연주해온 색소폰 연주자 커트니 파인(Courtney Pine)이 플룻, 알토/소프라노 색소폰을 들려주고 있는 곡으로 바비 버드(Bobby Byrd)의 양딸로 알려진 R&B 싱어 칼린 앤더슨(Carleen Anderson)의 소울풀한 목소리를 후렴구절에서 확인할 수 있다.
6. Loungin' (feat. Donald Byrd)
많은 힙합 아티스트들에게 영감을 무더기로 퍼주었던 도날드 버드(Donald Byrd)가 직접 참여한 곡으로 트럼펫 뿐만 아니라 아래에 깔리는 피아노 연주도 그의 것이다. 첫번째 시리즈에서 가장 사랑 받았던 곡 중 하나였다. 여러개의 의자와 함께 도날드 버드 어르신이 직접 뮤직비디오에 출연하기도 했다.
7. Respect The Architect (feat. Ramsey Lewis & Bahamadia)
소울풀하고 세련된 연주로, 특히 [Sun Goddess]를 통해 한국에도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는 건반 주자 람지 루이스(Ramsey Lewis)와 개인적으로 여성 MC중 가장 좋아하는 랩퍼인 바하마디아(Bahamadia)가 참여한 곡이다. 바하마디아는 낮고 차분한 랩핑으로 힙합계의 빌리 홀리데이(Billie Holiday)라는 우스갯 소리를 듣기도 했다. 갈수록 고조되는 람지 루이스의 연주와 DJ 스크래치(DJ Scratch)의 스크래치는 곡의 박진감을 증가 시킨다.
8. Watch What You Say (feat. Chaka Khan & Branford Marsalis)
두 번째 시리즈에서 상업적으로 가장 성공한 트랙으로 빌보드 싱글 차트에 오르내리던 곡이다. 브랜포드 마샬리스(Branford Marsalis)는 [모 베터 블루스(Mo' Better Blues)] 사운드트랙 작업을 했을 당시 갱 스타를 만났다. 브랜포드 마샬리스가 총 지휘하디시피한 이 사운드트랙에 갱 스타는 자신들의 곡인[Jazz Thing]을 수록하면서 서로를 알게됐고 브랜포드 마샬리스는 [Jazzmatazz] 시리즈의 가장 적극적인 후원자중 하나가 된다. 이미 벅샷 르퐁크(Buckshot LeFonque) 프로젝트를 통해 힙합을 비롯한 여러가지 실험을 선보인 바 있는 그인데 프로젝트 와중에 프리모를 만나기도 했다. 물론 전설의 소울싱어 샤카 칸(Chaka Khan)의 독특한 멜로디를 가진 보컬이 이 트랙의 중요한 흥행 요인이 됐다.
9. Lost Souls (feat. Jamiroquai)
본 곡에는 자미로콰이(Jamiroquai)의 세 멤버들이 참여하고 있다. 밴드의 브레인 제이 케이(Jay Kay)를 비롯 베이시스트 스튜어트 젠더(Stuart Zender), 대런 갤리어(Darren Galea:A.K.A. DJ D-zire) 등이 그들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미로콰이의 색깔 보다는 오히려 갱 스타의 느낌에 가깝다. 제이 케이의 추임새도 흥겹지만 육중한 베이스라인이 특히 귀에 들어오는 곡이다.
10. Choice Of Weapons (feat. Dee C. Lee, Gus da Vigilante & Courtney Pine)
첫번째 앨범에 참여했던 디씨 리와 플룻/색소폰 연주자인 커트니 파인이 다시 한번 참여하고 있는 곡으로 골든에라 시절에 무수히 쏟아져 나오던 비트를 연상시키는 트랙이다. 거스 다 비길랑테(Gus da Vigilante)의 랩핑도 맛깔스럽다.
11. Looking Through Darkness (feat. Mica Paris)
확실히 두 번째 모음집은 전작보다는 더욱 단단한 모양새를 하고 있다. 80년대 후반에 인기를 끌었던 미카 패리스(Mica Paris)의 소울풀한 백킹 보컬이 일품인 느리고 어둡게 진행되는 트랙이다.
12. Keep Your Worries (feat. Angie Stone)
한때 한국 힙합클럽과 TV에서 많이 흘러나왔던 감각적인 트랙이다. 앤지 스톤의 노래와 구루의 약간은 조급해 보이는 랩핑이 무척 흡입력 있게 다가온다. 세 번째 [Jazzmatazz] 시리즈 중 가장 성공한 싱글 중 하나이다.
13. Supa Love (feat. Kelis)
이미 켈리스(Kelis)에게 메가히트곡들을 제공한 바 있는 트렌드의 선두주자 냅튠즈(The Neptunes)가 제공한 비트이다. 채드 휴고(Chad Hugo)가 중심이 되어 만들어진 트랙으로 특유의 간결함이 매력적이며 켈리스의 다양한 노래가 전면에 배치된다.
14. Lift Your Fist (feat. The Roots)
필라델피아의 자존심 루츠(The Roots)가 참여한 트랙이다. 건반 중심으로 진행되며 퀘스트러브(?uestlove) 특유의 소프트한 스네어 소리가 굳이 루츠의 곡이라는 설명을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너무나 자신들의 모습을 충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15. Plenty (feat. Erykah Badu)
개인적으로는 세 번째 앨범 중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노래이다. 또 다른 오케이 플레이어(Okayplayer)인 에리카 바두(Erykah Badu)가 참여한 곡으로 그녀는 정말로 재즈가수처럼 노래를 불렀다. 기존의 [Jazzmatazz] 시리즈에서 약간 불만스러웠던 점이 너무 게스트 보컬들의 성향을 애시드 재즈-심지어는 오히려 하우스에 가까운-에 편향 시켰다는 것이었는데 에리카 바두의 곡은 바로 그런 클레임에 대한 적절한 해답처럼 보여진다.
Bonus Track
16. Choices (feat. N'Dea Davenport & Bobbi Humphrey)
로렌스 피쉬번(Laurence Fishburne)의 감독 데뷔작 [Once In The Life]의 사운드트랙에 수록된 곡이다. 음악에 대한 전반적인 디렉팅을 브랜포드 마샬리스가 담당한 영화인데, 구루의 곡에는 이전에 참여했던 엔'디아 데이벤포트와 여성 재즈 플룻 연주자인 바비 험프리(Bobbi Humphrey)가 자신들의 기량을 펼쳐보이고 있다. 곡의 성격상 구루의 여러 커리어들 중에 [Jazzmatazz] 시즌으로 분리하는 것이 확실히 맞는 것 같다.
17. Loungin' (Jazz Not Jazz Mix)
스매쉬(Smash)의 리믹스 버전으로 원곡 보다는 드럼 부분이 훨씬 두각된 믹스 버전이다. 스매쉬가 블루 노트 레이블에서 앨범을 냈던 DJ 스매쉬와 동일인물인지는 아무리 찾아보아도 해답을 얻지 못했는데 이 리믹스 버전은 [Loungin']의 12인치 레코드의 비사이드에 수록되었다.
18. Respect The Architect (Buckwild Remix) (feat. Ramsey Lewis & Bahamadia)
갱 스타와 함께 또 다른 이스트코스트의 슈퍼스타인 D.I.T.C.의 벅와일드(Buckwild)가 리믹스한 트랙이다. 원곡보다 베이스라인을 훨씬 간단하게 만들었고 좀더 몽롱한 느낌이 들게끔 바꾸어 놓았다.
Jazz (We've Got)
작금의 일본과 한국은 실로 재즈 힙합의 광풍이 불어 닥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가 열광하고 있는 현 시대대의 재즈 힙합에서 차용되고 있는 힙합과 재즈의 상호 보완작용에 관한 실험은 이미 [Jazzmatazz] 시리즈에서 대부분 이루어졌다. 두 장르는 각기 리듬과 즉흥성이라는 무기를 가지고 있는데 구루는 이 두 가지를 접목하려 시도 하면서 이후 재즈-힙합 뮤지션들에게 가장 기본이 되는 길을 열어주었다. 지금에 와서는 그닥 혁신적이게 들리는 성질의 것은 아니지만 미래의 재즈 힙합을 위한 가장 안정적인 밑바탕을 만들어 놓은, 그리고 이런 요소를 가진 음악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더욱 확장 시킨 앨범이라 하겠다. 구루가 [Jazzmatazz] 시리즈를 통해 구현하고 싶어했던 것이 바로 이런류의 것이었다.
1993년 [Jazzmatazz]의 첫번째 앨범이 나온 이후 디거블 플레닛(Digable Planet) 벅샷 르퐁크, 그리고 루츠 등이 등장하면서 재즈 랩은 얼터너티브 힙합씬의 지배적인 세력이 되었다. [Jazzmatazz]는 R&B, 레게, 재즈, 랩 등의 모든 블랙뮤직을 하나로 모아놓으면서 여러 뮤지션들의 화합의 장을 마련하는 역할을 했는데, 그야말로 블랙뮤직의 풀코스라 불릴만하다. 첫번째 앨범에서 형태를 만들어 놓았으며 두 번째 앨범부터는 다양한 표정을 갖는데 성공했다.
유연한 후발주자의 매끈한 작품 보다는 막 새로운 세대를 시작했을 당시의 설익은 첫번째 결과물이 더욱 흥미로운 법이다. 아무것도 정착되지 않았을 시기의 공기를 그대로 머금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루는 첫 시작이라는 데에 의미를 두고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시대가 바뀔 때마다 그에 맞는 것을 찾아냈고 심지어 너무 뻔한 길을 가지 않기 위해 세 번째 시리즈에서는 과감히 기존의 노선을 변경하기도 했다. [Jazzmatazz] 시리즈는 그야말로 숙련되고 또한 영리한 결과물인 셈이다.
구루는 자신이 영향을 받았던 길거리의 음악과 재즈 뮤지션들에 대해 존경하는 마음가짐을 가지면서 작업에 임했다고 한다. 그리고 [Jazzmatazz]를 들었던 뮤직키드들은 십 여년이 지난 현재 그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좀더 유연하게 세공한 작업물들을 쏟아내고 있는 중이다. 영향과 진화라는 것은 원래 끝이 없는 법이다.
한상철 (불싸조 http://myspace.com/bulssaz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