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치유사 자닌토가 전하는 다섯 번째 사랑 이야기
자닌토 5집 〈Janinto Ⅴ〉
이야기 1.
이렇게 다섯 번째 앨범을 세상에 내놓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곡을 짓는 과정들은 나의 지난 삶들 회상하고, 다시금 느껴보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산책을 하거나 여행을 하거나 혹은 아름다운 어떤 것을 바라볼 때, 나의 그 현재는 항상 지난 과거들과 연결이 되어, 홀로 웃기도 하고 미소 짓기도 합니다.
그리고는 작업실로 돌아와서 노래에 담아보려고 애쓰며, 작업하는 동안에는 '내 노래가 세상의 그 누군가를 만나서 교감이 될지'를 상상하면서 설레곤 한답니다.
그럴 때는 나의 나이가 인생의 중간이라는 사실이 살짝 흐뭇하지요.
적절한 만큼의 과거와 또 적지 않은 미래가 나의 앞뒤에 있으니까요.
그렇게 나의 음악생활이 흘러갈 수록 점점 나는 과거와 현재, 미래 중에서 어느 한 지 점이 아닌 전체 속에서 살고 있다는 생각이 짙어갑니다.
이야기 2.
그 동안 몇 개의 앨범들을 만들어 온 익숙함 덕분인지, 5집에서는 보다 더 넓고 자유로운 악상들을 표현할 수 있었습니다.
노래들 가운데 Terra Phenu와 Chia Phenu, KamPaWaNah, Kuna Huna, Ruco는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세상과 내가 연결된 느낌, 그리고 그에 대한 기쁨을 노래했습니다.
누군가는 이런 거창한 생각에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그런 것을 지향하는 나의 정서는 어쩔 수 없는 사실이며, 이미 어린 시절부터 빠져 살았던 정서이기에 억지로 감출 수가 없습니다.
살아오는 동안 우주와 지구와 자연에 관심이 많았었는데, 초등 꼬마시절에는 혼자서 천체망원경을 만들거나 커다란 개미집을 만들어 개미 가족 전체를 잡아다 기른 적도 있고, 예민했던 사춘기 적엔 흔들리는 나뭇잎과 흐르는 강물과 또 노을을 바라다보며 눈물지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답니다.
(가끔 우주는 아름다운 빛으로 채워진 생명체 같아 보입니다)
그렇게 커다란 우주와 자연에 매료되어 성장했지만, 그러면서도 내게는 따스한 사랑에 대한 그리움이 가슴 속 깊은 곳에 바늘처럼 콕콕 거리고 있었습니다.
그런 회상들이 담겨진 노래라면, Logransia, Taye Nico, Blukito, Ritah, Tessah, Soli, Inti Farn과 같은 조용한 노래들입니다.
나는 가슴이 따스하거나 인정 많은 사람이 못됩니다. 그래서 그런 것들을 더 열심히 노래하는 것입니다.
갖고 있지 못한 것,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한 노스탤지어로서 제 노래들이 열심히 꽃을 피우게 된 거랍니다.
특별히 제자 휘수가 만들어 준 보사노바 풍의 Monah란 곡이 있습니다. 산들바람 부는, 가을의 나무 그늘같은 느낌이 드는 곱고 편안한 곡입니다